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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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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혜 Mar 05. 2024

깨어있는 아침

오늘의 시나리오는 무엇입니까

빗방울 톡톡 떨어지는 아침이에요. 잘 잤나요? 


새벽 요가하는데 고통을 즐기는 몸이 새삼스러웠어요. 아실 테죠. 모든 운동엔 구간이 있잖아요. 숨이 넘어가거나 살이 찢어지는 기분 말입니다. 아주 작게 속으로 '조금 더, 조금 더.'하고 있더만요. 따라올 성취나 어떤 목적을 위해서가 아닌 게 분명했어요. 단순하게도 고통을 즐기고 있는 걸 알았어요.


투고하기 위해 3월부턴 원고를 씹어 먹으리라, 결심한 참입니다. 어제 학교라면 정식 수업은 아니고 개학식이라 금세 아이들과 함께였고요. 그럼에도 작정한 만큼 원고를 살폈어요. 이불 빨래를 여러 번하고, 구석구석 걸레질을 했습니다.


하루를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문제가 왜 없겠어요. 언짢았던 순간도 물론입니다. 우리 뇌는 매 순간 스토리를 만든다고 하죠. 어떤 하루였는지, 무슨 기분이었는지 '일화'로서 기억합니다. '일화'라는 건 이야기예요. 지어낸다는 뜻이고요.


요가할 때처럼 스스로를 고통 속에 밀어 넣기도 해요.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은데요. 살며 뇌가 매 순간 이야기를 지어내고 있다는 걸 상기하는 겁니다. "내 삶이 이래 이래 해서 힘들어.." 할 때, 상황 때문이 아니라요. 내가 만든 '일화'때문에 괴롭다는 걸 기억하는 겁니다. 


상황 앞에 느끼는 감정과 해석이 다를 수 있는 이유예요. 우리에겐 마치 자기만의 창이 있는 것 같아요. 창을 통해야만 세상을 볼 수 있을 텐데요. 자기 창을 통하면 세상을 왜곡합니다. 있는 그대로를 보지 못해요. 


내가 이야기를 지어내는 방식이 나를 움직여요. 세상을 해석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나를 해석하니까요. 


힘들고 어려울 수 있어요. 우리 사는 여기 불편한 일도 참 많은 곳이죠. 건강 문제일 수 있고, 애정 관계, 돈 문제로, 직장에의 이슈로 가족 간의 문제로.. 오죽하면 삶에 저마다 전쟁을 치른다잖아요.


"나를 바꾸면 모든 문제가 사라질까요?"

아마 문제는 그대로라도 관점이 바뀌는 것 같죠. 이야기를 꾸려가는 '방식'을 바꾸는 셈입니다.




흐린 날이라요. 커피 한 잔 할까요? 기운 내시길 바라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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