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아침 편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민혜 Mar 04. 2024

연휴 끝이라서보다 개학이라서

아침 편지 보냅니

좋은 아침입니다!


주말 잘 보내셨나요? 일요일 아침 편지를 쓴 후로 핸드폰을 만지지 않았나, 싶은 기분이에요. 광화문에 다녀왔고 아이 둘과 조카를 데리고 동네를 다녔어요. 먼지가 가득한 날이었더라 목이 텁텁하네요. 봄날 황사가 떠오르는 하늘이었죠.


월요일이라고 지치실까요? 개학날이라 흥이 나시려나요.


아이들은 방학이 끝나는 게 아쉽다 말하는데요. 연휴가 끝나고 월요일인 오늘도 마찬가지예요. 아침 출근하려니 일요일이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죠. 아이는 한 번만 이야기했을까요? 방학은 왜 이리 짧고 통학 기간은 기냐며 불공평하다 말해요.


만두 옆구리 터진 것처럼 건들면 툭툭, 미련이 삐져나왔어요. 아쉬운 마음엔 일절 거짓이 없어요. 반면 친구들을 만나는 반가움과 새 학기를 들어서는 설렘이 왜 없을까요.


딸은 4학년이에요.

 

"학교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어."

"오, 그래?"

"아냐. 취소 취소! 방학이 최고지!"


며칠 전부터 학용품을 준비하고 가방을 쌉니다. 개학날 입을 옷도 꺼내 놓고요. 새벽 5시 넘어 거실을 어슬렁대는데 딸이 나왔어요. 늦었을까 일어난 건데요. 다시 들어가 눕더니 한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다시 나옵니다.


이만하면 설레는 소풍을 앞둔 것처럼 보이는걸요. 가기 싫은 마음엔 가고 싶은 마음이 함께예요. 극성팬이 안티로 돌아서는 것처럼요. 하나의 마음엔 반대 감정이 붙어 있달까. 동전의 양면처럼요.


어떤 감정이든 붙들지만 않는다면 요리조리 흘러다닙니다. 긍정적인 사람이면 노상 긍정을 느끼는 게 아니라요. 부정적인 감정을 나무라지 않는 사람인 거죠. '그럴 수도 있다'하는 태도요.


그럴 수도 있어요. 지금 그대가 느끼는 기분이 옳아요. 이유를 캐물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럴 수 있으니까요.^^ 개학날이라 아침 지나면 집에 올 테죠. 집안일 좀 하다 보면 금세 옆에 있겠어요. 이불 빨래 돌려놓고 책부터 좀 읽으렵니다. 어떤 하루일지 속단하지 말까 봐요. 지금에 충실할게요.


함께 아침 맞이하는 그대가 있어 행복해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삼삼한 아침 편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