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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혜 Mar 12. 2024

의지를 구하기 전에 이유를 구하라

start with why

화목한 화요일 아침입니다.


제 이름에 '민'자가 화목하다, 온화하다는 뜻이라요. 민첩할 '민'이면 누름돌 같은 성향과 달랐을까요. 느긋하고 느린 편이에요. 어릴 적부터 다툼을 좋아하지 않았고요. 쟁취하고 투쟁하는 일에, 쫓아다니고 열광하는 데에 서툴어요.


어제 오래 장사하며 알고 지냈던 선배 전화를 받았습니다. 


"민혜야, 나도 너처럼 글을 쓰든 뭐든 꾸준히 좀 해보고 싶어."


"왜요?"


"그야 꾸준히 해야 뭐라도 될 거 아냐. 돈도 더 벌고 싶고."


기승전 돈으로 끝나는 우리 이야기가 낯설지 않아요. 선배는 제가 글을 쓰는 게 돈을 벌기 위한다고 여기는 걸까요? 


"아 그건 아닌데, 너는 장사할 때도 꾸준했잖아."


우리는 스스로 무얼 하고 싶은데, 그게 꾸준히 되질 않는다고 믿죠. 예쁘고 싶은데, 돈을 많이 벌고 싶은데, 유명해지고 싶은데, 말 좀 잘하고 싶은데, 글을 잘 쓰고 싶은데 나는 왜 하다 말다 할까요? 의지가 약해설 까요.


뇌과학이나 심리학 책을 읽다 보면 우리 의지가 얼마나 약한지 알 수 있어요. 증거를 대고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과학책은 늘 저를 위로하더라고요. '너만 그런 거 아니야', '원래 이렇게 생겨 먹었어',라고 말하니까요.


그럼 어떤 때에 우리의 끈기가 발현하고, 의지가 샘솟는 걸까요? 반대로 진짜 하고 싶고, 되고 싶은데 꾸준히 노력하지 않는 건 왤까 생각해 봅니다.


선배가 말하는 '너처럼'에 주목했어요. 살며 우리가 무언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그 기준은 내가 아니라 남인 경우가 많은데요. 내가 얻고 싶은 건 타인의 결과지, 과정이 아닌 겁니다. 이런 때 우리는 과정을 견딜 힘이 약한 것 같아요.


운동이 하고 싶다면 왜 하고 싶은지를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세요. 글을 쓰고 싶다면, 돈을 더 벌고 싶다면, 시험에 합격하고 싶으면 그 이유를 스스로 묻고 답해 보는 겁니다. 당연한 건 없어요. 세상에서야 당연히 돈 잘 버는 게 낫고, 승진하면 좋은 게 맞죠. 그러니까 세상 말고, 나는 왜 그걸 하려는지 묻는 겁니다. 


남이 기쁜 것 말고 내가 기쁜 걸 선택하는 겁니다. 하루 중에 최소 하나, 둘 즘은 나의 기쁨을 향한 무엇인가가 있으면 좋겠어요. '왜 내가 글을 쓰는지' 명확해지면 과정은 참고 견뎌야 할 무엇이 아니라 목적 그 자체가 됩니다. 


'왜 내가 억대 연봉이어야 하는지' 남이 아니라 스스로에게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면 그토록 바라는 '꾸준한 노력'을 얻게 되실 거예요. 


구름이 많아요. 어떤 오늘을 그리실까요? 이른 오후에 멋진 분들 만나러 고속 터미널에 갑니다. 소식 전할게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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