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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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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혜 Mar 15. 2024

열심이라도 꼬이는 때엔

피해의식을 살펴야 해요

금요일, 좋은 아침입니다. 길을 걷는데 봄 향이 번집니다. 이러니 제가 설렙니까, 설레지 않겠습니까.


해결하고 수선해야 할 일이 널려 있으면서도 기분이 좋은데요. 가끔 세상을 둘러보면 그런 생각이 들어요. 모른척하고 아닌척하는 거지, 들춰보면 문제(?) 투성이라고요.


이 집엔 열한 살 딸이 있어요. 아이들 세계는 세상의 축소판이죠. 갑질 권력이 난무하고 갖은 루머로 시끄러워요. 정치판을 보는 듯한데요. 총만 안 들었지, 전쟁이 벌어지고 극적으로 화해하거나 분단하기도 합니다.


함부로 말하기 좋은 아이들이에요. 뇌과학에는 우리의 CEO인 전전두엽이 늦게 발달해 그렇다고 이야기합니다. 뒤늦게 발달하는 전전두엽은 제일 먼저 쇠퇴한다고 알려져요. 나이 드신 분과 어린아이 성정이 닮았다고 여겨지는 건 기분 탓이 아닙니다.


아이들을 좋아해요. 어르신과도 잘 지내는 편입니다. 집에 문을 열고 동네 꼬마들을 맞이하는데요. 학원이다, 과외다, 저보다도 바쁜 중이라서요. 매일 오는 경우는 드물지만 언제든 환영이에요.


곁에 다가가려고 애쓰진 않아요. 관찰하기를 좋아합니다. 인간 본성의 법칙을 읽는 기분이 들어요. 감추는 데 서툰 아이들이라요.^^


한바탕 일이 있었어요. 다른 아이 엄마와 통화까지 했으니 말 다한 겁니다. 거짓말이 적정선을 넘었기 때문이에요. 내용을 엄마가 아셔야 것 같아서요. 정말로, 다른 의도가 없습니다. 저라고 다를까요. 어릴 엄마 지갑에 손댄 적도 있는걸요.


제 말을 믿지 못하는 눈치셨어요. 동네를 탓하고, '요즘' 아이들이 어떻다며 푸념하십니다.


피해의식은 내 삶의 항해 중에 선장실을 넘기는 꼴이라서요. 탓하는 마음은 삶을 꼬이게 만들 수밖에요. 세상이 잘못이고, 네가 문제라고 말하는 마음을 살피셔야 해요.


벌어진 문제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다리 꼬지만 않으면 결국 추억의 안줏거리가 될 거예요.


편안한 오늘 보내시길 바라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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