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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혜 Mar 31. 2024

나를 바꾸는 단 하나

아침편지

좋은 아침입니다. 전국으로 날이 맑아요. 황사도 어느 만큼 물러간 모양입니다. 밖에 잠깐 걷기만 해도 좋겠어요.


뜬금없이 하루 휴가를 받은 기분입니다. 아이들이 아빠와 외출해서요. 집에 정리하고 실컷 책도 읽으려고요. 3월 마지막 날, 어떤 하루 보내실까요?


4월이면 어느 만큼 새 학기 친구들을 사귄 데다 길에 활기가 돌지요. 마냥 들뜨냐마는 그렇지만은 않아요. 아침 새벽만도 오만 감정이 올라오대요. 제 할 일을 잊지 않은 셈이에요. 기분이란 게 그렇습니다. 한 편에만 머물기 어려워요.


오늘 명상하면서는 내가 못하는 것이 하나씩 떠오르며 자기변명이 따라붙었어요. 내가 믿는 나의 단점, 결핍이 곱지 않아요. 미운 것은 부족한 면이 아니라요. 우리가 불편한 건 나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입니다.


'나는 정리를 못해'라는 생각을 따라가 보면 자기 스스로 '(원래) 정리를 못하는 사람'이라고 규정한 지점을 만나게 돼요. 이유는 다양합니다. 부모님의 영향이 있다고 믿을지 몰라요. 다른 일이 먼저라거나, 그건 원래 못하지만 다른 걸 잘한다던지. 핑계가 쏟아져요.


'나는 운동을 못해'라는 생각에는 '(원래) 운동을 싫어하는 사람, 운동 신경이 모자란 사람'이라 믿고 있는 셈이에요.


누구에게나 은은하지만 단단한 신념이 있어요. 나를, 그러니까 삶을 움직이는 힘이죠. 우리는 자기가 지닌 신념을 증명하는 삶을 살게 돼요.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듣고 싶은 대로 듣습니다. 타인에게만 그럴까요. 자신에게도 마찬가지로요. 가능성을 제한하는 녀석이 바로 이 신념이에요.


설사 발견하고 의심한들 쉽게 바뀌지 않아요. 붙들고 있는 과거에 대한 해석을 바꿔야 하기 때문이죠. 겹겹이 쌓은 경험 기억에다 부모님의 무의식이 영향을 끼쳐요. 중요한 건 '나는 이러이러한 사람이다'는 한 줄 요약이 내 삶을 휘두른다는 사실입니다.


'생각'을 바꾸면 말이 바뀌어요. 말이 달라지면 행동이 바뀌지요. 신념 하나, 고작 생각 하나 바꾸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방법이 있어요. 돌아가는 길이지만 훨씬 쉬워요. 거꾸로 우리, 행동 먼저 하는 겁니다. 정리를 못하는 사람이지만 작은 정리를 시작하는 거예요. 운동 못하는 사람이지만 계단이라도 오르는 식으로요. 작고 사소하게, 행동을 시작합니다.


시간이 걸릴 거예요. 행동이 달라지면 말이 바뀌지요. 서서히 생각이 움직일 겁니다.


연약한 '생각 뇌'는 안전을 바라요. 제한하고 도망치는 데 선수입니다. 상처받거나 다치지 않을 길만을 안내해요. 내가 나를 규정하는 이유도 그뿐이에요.


오늘, 못하는 일에 작은 행동 하나 어때요? 괜찮아요. 모자라면 어떻고, '그런 사람'이면 어떤가요. 저라도 집 청소하고 한 구석이라도 더 정리하렵니다. 이 부분에 관해라면 브레이크가 자주 걸리니 쉬엄쉬엄 할게요. 작은 실천 하나, 기억하기로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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