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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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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혜 Apr 02. 2024

음식과 글, 그리고 삶

아침편지

좋은 아침입니다. 책 나눔 피드 보셨나요?(@minhye_writer) 댓글이 많아도 신청 안 한 책들이 있어요. 끌리는 책이 있다면 주저 말고 댓글에 남겨 주세요.^^


글을 고치는 중입니다. 헤밍웨이는 서른여덟 번 퇴고했다고 하던걸요. 초고는 쓰레기라는 말도 돌지요. 매일 새벽 요가, 명상하고 글을 써 내려가는 입장이면 난감합니다. 아침마다 창피한 글을 드러내는 셈이니까요.


식탁에 소스 범벅보다 날 것을 올리는 편이에요. 취향 차이죠. 오래 끓이거나 고온에 튀겨내는 맛을 모를 리 없지만요. 벅적스러운 요리보다 가벼운 나물반찬이나 쌀 밥을 좋아해요. 어제라면 아이들 좋아하는 카레를 만들고 귀리밥에 백김치, 오이, 브로콜리를 식탁에 올렸어요.


건강한 밥상을 꾸미는 게 아니라 입이 그래놔서요. 어려서 동네 할머니들은 저를 '토종닭'이라 불렀습니다. 그래야 일곱 살 언저리인데 가공식품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그때 가족은 3층 살며 2층엔 양식 레스토랑이 들어와 있었는데요. 어쩌다 한 번 2층 '로마 레스토랑'에서 돈가스를 먹었더랬죠. 고소하고 달달해요. 한 입 베어 물면 소스와 기름이 흘러넘쳤어요.


옛날 돈가스 아시죠? 고기는 얇고 튀김이 두껍잖아요. 소시지나 어묵 반찬도 잘 먹지 않았는데요. 자주 구경하는 음식도 아닌데 제 입엔 맞질 않더라고요.


아침편지는 읽고 쓰는 사람으로 살리라는 표명이에요. 세상을 향한 사랑도 담았습니다. 아시다시피 꾸미지 않은 그대로고요. 소스는 덜었습니다. 가공이 적을지 몰라도 몸 마음에 나쁘지 않으실 거예요. 음식과 글, 그리고 삶이 닮았어요.


순수했던 때를 지나온 우리예요. 역할이 덧대어지는 만큼 주름이 늘었죠. 살아온 길에 아픈 일이 왜 없겠습니까. 누구도 '나'를 살아볼 수 없으니 누가 이런 '나'를 온전히 이해해 줄 수 있을까요.


오늘 걸음을 내딛기까지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그대 덕분에 하루를 감사로 시작해요. 덕지덕지 붙은 양념을 떼네고 담백한 글을 올리렵니다. 부족한 그대로 드러난대도 지금까지처럼 메일을요.


일교차가 심해요. 몸 마음 살피실 거죠?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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