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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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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혜 Apr 03. 2024

사람이 전부고 사랑이 다예요.

아침편지

띵동, 글모닝입니다.


구름이 많아요. 서울 경기 말고는 종일 비가 내리는 모양입니다. 운전을 4시간가량 할 듯한데 그 시간에 비가 내려줄까요?


시간을 지키려는 강박이 없고 보니 재지 않는데요. 오늘 새벽은 벽에 걸린 시계를 몇 번 봤습니다. 요가하는데 50분 즘, 중간중간 명상해요. 끝에 가만있는 명상을 말하자면 15분즘 하대요. 새벽 무르 읽기 독서 모임 하는 분들을 위해 6시 10분에 줌을 켜요. 스쾃 하고 바로 끕니다만..


그래서 뭐?! 하실 텐데, 생존 수영 들어보셨죠? 굳은 몸과 그만치 단단한 마음을 보며 놀랄 때가 많아요. 저야 매일 새벽이라지만, 이조차 허락하지 않는 분들 많으시죠. 아, 저라도 3년 이전만 하면 명상이 웬 말입니까. 운동을 거의 하지 못했으니까요.


몸이 굳으면 굳은 채로, 마음이 나달 나달하면 그런 채로 삶이라 여겼던 때죠. 나만 힘들다고 징징댈 수 없다고 믿었던 것도 같아요. 조금도 나를 돌보지 않았어요.


한 번이라도 편안한 자리에 있어봤더라면, 지금 얼마나 몸 마음이 힘든지를 금세 알았을까요. 어제 엄마와 새벽을 이야기했어요. 엄마가 '민혜는 참 꾸준해'라고 말하시더라고요. 타인의 도움 없이 새벽이 계속되는 이유는 바로 '맛'을 보았기 때문이에요. 이 자리, 지금 나의 몸 마음을 살피는 자리요. 나에 대한 사랑을 실천할 때 세상을 향한 사랑이 가능한 것을 알아버렸으니까요.


원 없이 살게 하리라는 아비의 포부와 달리 외롭게 자랐어요. 바란 건 가족이 좀 더 함께 하는 것, 실패에도 너그러운 분위기, 가벼운 공기였어요. 아버지의 웃음보다 근심 어린 얼굴을 많이 보았지요. 포복 절도하기에도 좋은 삶인데 왜 그리 심각했을까요.


나에 대한 사랑이 메마르면 그 누구에게도 사랑을 건넬 수 없어요. 사랑이 사랑일 수 없다니, 이보다 더 괴로운 일이 있을까요. 삶에 대한 긴장을 낮추기 어렵다면 굳은 몸 마음부터 알아봐 주세요. 지금 걷는 이 길보다 중요한 건 그 길을 걷는 사람입니다. 사람이 전부고 사랑이 다예요.


지금까지를 돌아보며 왜 그랬지, 하는 건 의미 없어요. 버텨주었던 몸 마음에 감사만 남습니다. 병든 몸 마음에게 원인 파악이 무슨 소용일까요. 하나의 까닭을 찾았다면 그것 또한 착각일 겁니다. 이유는 무수해요. 중요한 건 아픈 곳을 살피는 일이지요.


우선순위를 돌아보세요. 삶이 무너져 내릴 때 제게 자유가, 그리고 사랑이 전부임을 깨달았어요. 삶을 재정비하는 중입니다. 중요한 건 오늘이 편안하고 행복하다는 거예요.


그대의 오늘은 어떤가요? 오늘이, 내 삶이 길지 않아요. 겁 주려는 거 아닙니다. 쥐어봐야 다 놓고 갈 거예요. 지금 쌓으려는 지위도, 역할 놀이도, 자산도요. 진짜 중요한 게 무엇인지 자기 자신과 대화 나누는 시간을 종종 가져보시길 바라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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