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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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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혜 Apr 07. 2024

매일을 글로

아침편지

좋은 아침입니다.


주말 잘 보내고 계시죠? 날 좋은 주말인데 아직 벚꽃 구경 못한 분이 있을까요. 창문 닫고 방에만 있던 게 아니라면 어려울 거예요. 저는 집 앞에만 어슬렁 대다 오후 늦게 도서관에 갔어요. 곁에 감탄하는 아이들과 걷자니 곰방 행복해졌어요. 그대는 누구와 함께였나요?


새벽은 살살 몸을 움직이다 말다 했어요. 오만가지 떠오르는 생각, 감정을 관찰하다 힐끗 눈을 떴지요. 어느새 창밖이 짙은 남색에서 연둣빛으로 달라져 있네요. 마치 우리처럼요. 그대는 거기 있고 나도 마찬가진데 우린 계속 바뀌는 중입니다. 여태껏 그래왔지요. 못 믿겠다면 10년 전 사진을 꺼내 보세요.ㅎㅎ 겉모습은 말해 뭐해요. 속은 어떤가요? 사진 찍던 날에 감정과 생각을 떠올려 보는 겁니다. 온데간데없어요. 마치 꿈처럼요..^^




어젯밤 글로(glo) 3기 OT 시간이었어요. 왜 글로(glo)를 하고 있는지 진심을 전달했어요. 고치는 원고도 마찬가지고. 하루하루, 매 순간이 나의 결정임을 직시하렵니다. 자유를 바라요. 말하는 자유란 신체와 정신의 자유, 그리고 경제적 자유예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른 줄 알아요. 단지 내 마음 하나로부터 피어나는 하루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 보이고 싶어요. 가치관이 비슷한 분들과 손잡고 가고 싶고요. 막연한지, 거창한지도 몰라요. 너무 멀리 내다보지 마요. 지금 이 순간, 여기만 보시길요. 그게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모임이 끝나고 울상인 딸과 이야기 나눴어요.


"우리 서연이, 얼굴이 왜 그러지? 엄마한테 와봐."

"모르겠어. 기분이 오늘 계속 왜 이런지.."


말하자면 길어요. 종일 엄마와 동생에게, 동생 친구에게까지 신경질을 부린 참이에요. 서연이에겐 힘든 날이었는데요. 어제 편지로 말씀드렸듯이 시련은 나이불문입니다.


"서연이가 괴로운 건 신경질 나는 마음 때문이 아니야. 그 마음을 미워하거나, 나쁘다 하는 마음 때문이지."


옆에 종이 하나를 들고 서연이 마음에 비유해 설명했어요. 저라도 어제 다양한 감정을 만났습니다. 그 감정을 나무라는 마음도요. 내가 나를 이해하지 못할 때, 공감하지 않을 때 우린 그 마음을 누군가에게 던지게 돼요. 마치 서연이가 끊임없이 이곳저곳 시비를 걸었던 것처럼요.


애초에 내게 피어난 마음인걸요. 그 누구도 해소해 줄 수 없요. 마음이 바라는 건 다른 사람의 이해나 공감이 아니에요. 마음의 주인인 내가 바라봐주고 안아주기를 기다립니다.


"괜찮아. 서연이가 느끼는 마음이 옳아."


좋다, 싫다 하면 붙들게 돼요. 흘러가는 게 마음의 본성이라 붙들면 내가 괴로운 거예요. 마음을 무시하라는 게 아니에요. 도리어 어떤 마음이든 나무라지 않고 가슴에 느끼는 겁니다. 쉬는 일요일에 편지가 길었네요. 그대 마음은 언제든 옳아요. 자유롭고 편안한 일요일 되시길 바라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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