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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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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혜 Apr 06. 2024

그대 가슴에 얹은 돌

아침편지

글모닝입니다. 전국으로 날이 맑아요. 벚꽃 아래 인파가 선하네요. 감탄을 금치 못하는 것이 반드시 군락일 필요 있나요. 집 앞 걸으면서 눈을 15도만 깔아도 작은 들꽃이 바글대는 계절입니다. 물론 꽃구경만치 사람 구경을 좋아하실 수 있고 말고요. 구름 떼처럼 모인 사람에 피로도가 적은 분들이 있더라고요. 이 집 딸만 해도 사람이 많으면 더 신난다고 말해요. 어려서는 나도 그랬을까, 모르겠습니다.


직장 생활 중이라도 주말이나 연휴에는 움직이려고 안 했어요. 꽉 막힌 도로와 잔치 분위기를 피하려고요. 가려는 곳이 명소라면 평일에 일을 빼야 했어요. 못할 게 있나요. 안 할 뿐이죠.


누군가에겐 힐링이고 재미인데 누구에겐 스트레스일 수 있어요. 개별로 다를 뿐이지 틀리지 않아요. 중요한 건 내가 나를 파악하고 이해하는 일이에요. 삶에 억지만 없더라도 살 만하지 않을까요. 


자기 자신을 모르는 사람이 있느냐, 물으실지 모르겠어요.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테고, 알지만 자기 마음을 이해하기보단 억누르는 사람도요. 자기 마음이 나쁘다거나(?) 옳지 못하다고 판단할 수 있죠. 이런 분이라면 타인과 세상을 볼 때에도 '좋음'과 '나쁨'으로 나누는 경우가 많아요. 


뭔가를 좋아하거나 좋아하지 않거나, 나쁠 게 있나요. 우린 지금을 살아야 할 의무가 없는걸요. 삶은 권리지, 의무가 아니에요. 삶을 누리는 가벼운 태도란 억지로 해나가야 할 무엇이 없다는 걸 '정말로' 아는 겁니다. 좋고 싫음조차 변치 않는 진실이 아니에요. 


나가기 싫은 마음엔 나가고 싶은 마음이, 운동하기 싫은 마음엔 하고 싶은 마음이 함께입니다. 압정을 박아놓은 존재는 없어요. 내가 그렇게 볼 뿐이죠. 나를 그리고 타인을 가두고 고정하는 스스로를 눈치채지 못하면 난감합니다. 영혼이 갑갑함을 느끼면 삶이 답답한걸요. 꽉 막힌 느낌이에요.


가슴에 묵직한 돌이 있다면 이리 내놔요. 바삭하게 부셔줄게요. 조금 아플 순 있는데 시원할 겁니다.ㅎㅎ '왜 하필 내게 이런 일이?'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리란 법이 없나요. 시련은 누구에게나 있어요. 남녀노소, 나이 불문입니다. 경중을 따질 수 없어요. 경험이 다르지만 그대가 느끼는 모든 마음을 나도 느껴요. 


그대와의 연결감에 위안받는 아침이에요. 오늘따라 커피가 쓰네요. 가벼운 토요일 시작입니다. 우리 마음이 곧 세상이라는 것 잊지 말아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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