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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혜 Apr 10. 2024

내가 심은 씨앗

아침편지

글모닝! 선거날 아침이네요. 새벽 명상하는데 배가 고프더라고요. 유독 그런 날이 있어요. 가만 배고픔을 느끼며 이대로 오래도 굶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만 그런 게 아니라 우리 모두가요. 얼마나 많은 복을 쌓았던가, 굶기 어려운 시대입니다. 뭐라도 먹을 수 있는데요..


유럽으로 배낭 여행할 때였어요. 돈도 없고 요령도 없을 때라서요. 마트에 파는 베이글이나 식빵을 사서 끼니를 때웠어요. 한 달이고 두 달이고 얼마나 먹었는지, 질릴 법 한데 여전해요. 아침만도 책 읽고 글 쓰다 블루베리 베이글을 먹었습니다.;


아이들과 거닐면서 선거 유세를 보았어요. 어제만은 아니지요. 한결같이 빨간색은 파란색 후보를 파란색 후보는 빨간색 후보를 헐뜯더라고요. 문득 러셀 브런슨의 <브랜딩 설계자>가 생각났어요. 가상의 적, 공공의 적을 세우는 일과 분노를 일으키는 것이 대중을 이끄는 방법이라고요. 히틀러가 그랬고 무수한 정치판이 그래놨죠. 갖은 커뮤니티가 그렇습니다. 편을 가르고 나눠야 소속감을 갖는 우린가요?


명상하는 내내 떠오르는 생각 감정을 살피면 이유를 알 것 같아요. 나와 네가 있고 세상이 있다 보니 두렵습니다. 날이 떨어져 나간 느낌이 두려운 거예요. 우리 생각은 '내가 있어야' 네가 있고, 세상이 있다는 걸 잊게 해요.



곽정은의 <마음 해방>을 읽고 있는데요. 1장에 읽은 구석이에요.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블레즈 스칼(Blaise Pascal)이 말했대요.



"인간의 모든 문제는 방 안에 혼자 가만히 있지 못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내 안에 연결감을 회복하지 못하면 세상 어디서도 분리감을 느낄 수밖에요. 모든 문제는 생각과 감정이 발아한 일이에요. 나로부터 품은 씨앗이지요.


3년을 매일 새벽 명상하며 배운 건요. 생각, 감정이 자기 자신이 아니라는 점이에요. 생각, 감정에 휘둘려 수많은 오판과 해석으로 꿈꾸듯 살기 쉬워요. 꿈을 깨면 깰수록 삶이 쉬워집니다. 뇌과학에선 메타 인지라고 표현해요. 가만 나를 관찰하는 힘이 커지면 문제 앞이라도 수월해집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우린 '나'를 데리고 사는 거니까요.


적을 만들어 세운 커뮤니티와 두려움으로 이룬 삶은 나약합니다. 일시로야 뭉치기 쉽죠. 겉은 강해 보일지 몰라도 속은 텅 비게 돼요. 툭, 하면 부러질 거예요.


단단한 내가 되어요 우리, 다음 주 수요일 저녁 줌(zoom)에서 <명상에 관한 모든 것> 읽은 책과 경험을 보태 강연하려고 해요. @minhye_writer 프로필 링크 아래 단톡방 들어오시면 됩니다.


오늘 그대가 편안하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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