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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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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혜 Apr 12. 2024

사랑하기 좋은 날

아침편지

글모닝~! 금모닝입니다. 오늘은 예고했던 라방이 있어요. 3,40분이면 충분하지 싶은데 버튼 누르면 두 시간도 이야기할 수 있지요. 말보다 잠이 많은 사람이라 어떻든 한 시간만 이야기 나눌 계획입니다. 편안하게 놀러 오세요. 밤 9시에 켤라니까요.


어느새 오늘, 금요일이라 한 주를 돌아보기 쉬워요. 자책과 미련보다는 감사할 것을 찾는 편이 좋겠지요. 입에 불평이 터져 나오는 상황이라면 반대편 자리를 경험해 보았다는 뜻이니까요. 밝음을 겪었기에 어둠을 알 수 있어요. 낮은 곳을 알아 높은 자리를 아는 것처럼요.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이 부끄럽거나 불만스럽다는 건 100% 비교를 통한 값이에요. 나는 내가 그냥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할지 모르겠어요. 가만 보면 둘로 쪼개진 세상에 사는 우리라서요. 앞에 말한 것처럼 어둠과 밝음은 함께 존재하지, 개별로 정의 내릴 수 없는 겁니다. 나와 너를 해석할 때에도 같은 식이에요. 나를 정의할 때 반드시 네가 필요해요. 존재를 존재 자체로서 바라보기가 이렇게나 어렵습니다.


새벽 명상을 통해 나를 나로서 바라보는 연습을 해요. 눈에 속고 마음에 끌려다니느라 어지럽고 고단한 나를 쉬게 하지요. 고요한 순간이면 바랄 게 없는 마음, 감사만 남아서요. 


실은 지금 편지를 쓰면서도 명상하려고 해요. 눈을 감고 가부좌를 틀어야만 가능한 게 아니라서요. 잠시잠깐 호흡을 바라봅니다. 들숨, 날숨을 조작하지 않아요. 배의 움직임이라던지, 키보드에 닿는 손끝 같은. 몸의 느낌에 잠시 머무르고요. 둥둥 떠다니는 생각을 관찰합니다. 생각이나 감정에 개입하지 않아요. 바꾸려거나 없애려 애쓰지 않는 겁니다. 


평소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의 정반대를 저절로 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호흡은 물론 생각과 감정에 수없이 끼어들어서요. 조종하려 들고 통제하려고 하죠. 가능할 리 없습니다. 도리어 조종당하게 되는데요. 


나 스스로를 존재로서 바라보는 시간이 없거나, 적을 수밖에요. 우리는 사람을 보는 아니라, 내가 해석하고 만든 사람을 보고 있다고 해요. 자신에게도 마찬가지로요. 나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면 자기 자신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공감이 적은데 사랑을 주고받기 만만치 않죠.


사랑하기 좋은 금요일입니다. 사랑에 빠지면 모든 게 아름다워 보이잖아요. 매 순간 곁에 있으면서, 죽음마저 함께할 '나 '와 사랑에 빠지는 건 어때요? 진정한 사랑은 바로 거기로부터 시작이겠지요.


라방 주제는 <부모님에게 사랑을 말하지 않을 때>인데요. 혹여라도 가족 간에 서먹서먹하거나, 멀리 지내거나, 불편한 마음이 드는 부분이 있다면 들어보시길 바라요. 그 관계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섭니다. 즐거운 금요일 보내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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