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모닝! 누런 창밖이에요. 연일 이어지는 황사는 내일 오후께 물러갈 예정이라고 해요. 그러거나 말거나 봄볕에 열일하는 새싹들입니다. 연둣빛 물든 풀잎에 위안받아요.
어젯밤은 줌(zoom)에서 명상 이야길 함께 했어요. 한 분만 오시더라도 진하게 나눌 요량이었지만요. 평일 밤이면 얼마나 바쁜 시간인가요. 스케줄도 많은 현대인들의 피로도를 알다 마다요.
저만큼이나 내내 조용한 단톡방이라도, 내어주려는 마음뿐이라도 피로를 더하는 건 아닐지 염려해요. 삶은 숙제가 아니라 축제여야 하죠. 단톡방의 목적과 취지를 말씀드리면, 꼭 같이 가치관이 닮은 분들과 좋은 강연을 함께 듣고 싶어서예요. 하고 있는 일련의 공부들도 공유하고 싶고요.
5월엔 배우이면서, 자기 내면을 성찰하는 데 진심인 작가님을 모시기로 했어요. 개인적으로는 그분의 서사도 그렇고 여러모로 마음이 가는 분입니다. 이 부분은 책 서평과 함께 2주 안에 공지하도록 할게요.
어젠 딸아이가 한참을 친구와 통화하는 모습에 불편한 마음을 느꼈어요. 곧장 책상에 앉아 저를 살폈는데요. 자기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더라고요. 근래 나 자신에게 많이 드는 마음이란 걸 곰방 알 수 있었어요.
글 쓰는 것도 좋고, 책 읽는 것 좋아요. 강연을 열고, 독서 모임을 꾸려가는 것도요. 정작 '제대로'하고 있지 않다는 마음인 것은. 다름 아닌 가장으로서의 나, 경제 주체로서의 역할입니다.
오래간 '돈을 잘 벌어야 한다'는 기본값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라서요. 이 생각이 옳고 그름을 말하려는 건 아닙니다. 어떻든 자는 시간을 빼고 하루를 대략 15시간이라고 한다면. 최소 8시간은 경제 활동을 했다고 봐야죠. 저 역시 출퇴근을 했던 사람이고 대부분의 시간 돈 버는 일에 할애하며 살았습니다. 그런 생활 패턴을 놓은 지가 1년이 넘어 가는데요.
처음 직장에 나와 느꼈던 죄책감과 불안을 다시 만났어요. 사소한 사건으로도 충분히 만날 수 있는 마음이지만요. 저는 핑계 좋게도 양 어깨에 아이 둘을 이고 살아가고 있어서요.
아이들이 하교하면 뒷산에 오르기로 했는데, 뿌연 하늘이네요. 약속대로 아파트 안에 헬스하러 다녀오고 남는 시간은 이 고민을 같이 나눠야겠어요. 가족회의? 경제 포럼이랄까요.ㅎㅎ
현실과는 관계없이 마음엔 늘 파도가 일렁입니다. 집어삼켜지기보단 유유히 서핑하다 떠나고 싶어요. 오늘도 우리, 휩쓸려가지 말기로 해요. 몸 마음 살피는 오늘 되시기를.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