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
좋은 아침입니다. 월요일 시작이고 날은 여전히 흐려요. 어제 하늘은 내내 웅장한 가운데 공기가 맑아 종일 창을 열어 두었어요. 모처럼 깨끗한 날인 것 같아 좋았습니다.
아이들 셋을 데리고 저녁 먹으러 나갔는데요. 오며 가며 비틀스 음악을 들었어요. 당연히 제 선곡이지만 이 집 아이 둘은 떼창을 시작했어요.
1962년에 데뷔한 비틀스의 등장은 음악계는 물론 문화, 사회 저변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해요. 태어나지도 않았던 때라 당시 인기를 실감할 수 없지만, 지금까지 6 억장이상의 음반을 팔았다니 어마어마합니다.
이들에 관해라면 책 한 권이 뭡니까. 개개인의 서사까지 여러 권을 읽어야 할 듯요. 엄마가 가끔 즐겨 듣는 음악이라고 아이들도 금세 따라 부릅니다.
"너희들, 지금 이 가수가 누군지 알아?"
아는 만큼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그들의 서사와 인기, 그리고 사회 현상을요. 아이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제 이야기에 집중합니다.
"이 음악을 직접 만든 거야? 근데 엄마, 세계 1위 할 만큼 노래를 잘하는 것 같진 않은데."
"순위를 매긴다면 그렇지. 가창력이 더 뛰어난 가수가 분명 있고 말고."
가수의 본질은 '노래'아닌가요? 작사, 작곡은 물론 비틀스의 천재 같은 음악성과 빼어난 가창력을 견주려는 건 아닙니다. 단지 능력이 높은 순서대로 성공하는 게 아니라는, 어쩌면 너무 당연한 이야길 아이와 나눴어요.
나보다 잘난 사람은 언제나 있어요. 비틀스라고 달랐을까요. 1957년 존 레넌이 조직한 이전도 어렵지만 1963년 앨범이 대성공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비교에 불타고 좌절했을까요.
그들의 불화설과 해체까지 두면, 할 이야기가 참 많지만요. 비교에서 자유로워야 하는 이유를 나누고 싶었어요. 내가 목표하는 일이면 능력을 키우는 데 급급하기 쉬운데요. 저부터도 비교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함정에 빠지곤 합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든 나 스스로 그 목적을 바로 아는 것이면서 과정에 기쁨을 찾고 즐기는 태도가 아닐까요.
오늘 다 같이 종말이라면 이기고 지는 게 있지만요. 우리 삶을 펼쳐 놓고 보면 그렇지 않아요. 나는 '나'와 이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어요.
그대가 어디에 있든 기쁘길 바라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