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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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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혜 May 29. 2024

견해보단 태도

아침편지

글모닝! 선풍기 틀고 수박 먹는 풍경이 눈앞에 아른대요. 볕이 뜨겁긴 한데 그늘이면 서늘한 것이 한창은 아니지요. 여름, 하고 발음만 내뱉어도 괜히 신나네요. 저야 느리고 묵직한 겨울의 맛도 좋아하지만요.


몸은 어떠신가요? 계절의 변화가 선명할 때면 피로감이 있어요. 우리 몸 마음도 풍경처럼 변하고 있으니까요.


어제 편지를 보신 분이라면 학교는 잘 다녀왔는가, 궁금하실 것 같아요. 속상해하시는 친구 엄마는 만나지 못했어요. 선생님과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다 돌아왔습니다.


덕분에 아이와 집에서 색다른 주제로 대화할 수 있어 좋았어요. 딸은 얼굴을 붉히기도 하고 눈물을 훌쩍이기도 해요. 엄마의 감정 표현이라고 해야 마음이 아프다는 말 밖에는 없었어요. 정말은 화를 낼 일도 아니고요. 말을 잘하는 딸이에요. 듣다 보면 이 친구가 열한 살이 맞나, 싶을 때가 있어요. 좋은 점이라면 앞뒤가 한결같이 이야길 한다는 거예요. 원인과 결과, 주장하는 바를 뒷받침하는 증거까지 칼로 벤 듯 깔끔해요.


선생님이나 저나 같은 의견인데요. 말을 잘하려니 자칫 무기가 될 수 있는 거예요. 히틀러나 사이비 교주가 그렇죠. 사람들을 선동하고 이끄는 능력을 엉뚱한 곳에 쏟았달까요. 우리 가진 모든 힘이 그래요.


고객 중에 사사로운 문제를 넘기지 못하는 분이 있었어요. 예민하고 날카로워요. 곰 같은 저라면 그분의 예리한 지적에 늘 감탄했습니다. 과하다 싶을 때가 있지만 업무에 도움이 됐어요. 배운 게 많아요.


아이 둘을 키우는 엄마셨어요. 중학생 아이와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 둘이요. 집이 그분의 무대라 그 힘을 내내 아이들에게 쏟으신 거예요. 문제를 찾고 지적하는 식으로요. 아이들과의 관계에 어려움이 많았어요. 한 아이는 엄마만큼 완벽하려 했고, 다른 아이는 반항이 많았어요.


아이들 몸 건강이나 행실에 자꾸 불편한 일이 일어났어요. 본인 성격이 고민이라 말하는 그분에게 바깥일을 시작하시라고 조언했어요. 어디로든 힘을 쏟는 우리죠. 그분이 가진 힘이 좋은 일에 쓰이길 바라요. 보석 세공이나 디자인, 변호사, 세무 업무도 좋을 것 같아요. 허투르게 하실 분이 아니니까요. 나쁜 점을 뒤집으면 좋은 면수 있어요. 좋은 성격이 때에 따라 흠이기도 하고요.


아이 둘을 키우는데요. 둘의 색이 달라요. 바꾸려거나 없애기보단 살리는 쪽이면 어떨까요? 내가 나에게 그래야 하고, 타인을 볼 때에마찬가지죠. 좋은 방향으로 힘이 쏟아지도록 몸을 트는 거예요.


내가 알고 있는, 어떻다고 믿고 있는(?) 나와 아이의 단점을 나열해 보렵니다. 어떤 상황에서 좋게 쓰일는지 그려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아요. 오늘 한 번 즘은 관점을 돌려보는 시간 가져보시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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