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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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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혜 May 30. 2024

목적이 오늘이면 좋겠어요

아침편지

글모닝! 새벽은 명상하고 요가했어요. 스쾃도 잊지 않았고요. 두 달이 넘었나요. 이젠 개수에 연연하지 않고 찬찬히 합니다. 처음 요가할 때 알았는데요. 느린 게 어려워요. 아령을 든다 하면 후딱 들고 내리는 게 편합니다.  


중요한 게 뭘까요. 숫자라던지 인증하는 게 우리 목표는 아니죠. 새벽 명상도 마찬가지예요. 하는 이유를 생각해요. 저라면 몸 마음을 살피는 그 자체가 목적입니다.


목적은 자유롭게 살기 위함인데, 자칫 '돈'에 목을 매거나 일에 파묻혀 사는 경우가 많지요. 목표가 빗나가면 과녁을 맞히기 어려워요. 어려서 엄마가 해주셨던 이야깁니다. 화살을 쏠 때, 받을 메달이 목표인 사람과 옆에 사람을 이기는 게 목표인 사람, 그리고 과녁 그 자체가 목표인 사람이 있다고요.


삶을 살되 보상을 바라지 말라는 말씀이셨어요. 과녁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할 때 과녁을 맞히기 쉽다고요. 메달은 덤입니다.


되새기며 살다 문득 잊곤 해요. 하는 일에 다른 목적을 두면 일이 어려워집니다. 목적이 다른 데 있자니 하기 싫을 때가 많아요. 내가 하는 일이, 운동이, 글을 쓰는 행위가 무언갈 얻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기 때문이지요. 타인의 인정이라도 마찬가지예요. 인정을 받으면 더 받고 싶고, 받지 못하면 받지 못해 힘들어요.


괴롭다면 지금에 있지 못해 그래요. 아이와 대화 나눌 때도 마찬가집니다. 불쑥 미래로 가 걱정이 앞서거나, 과거로 돌아가 힘들어해요.


아이 목소리나 눈빛에 머물러 보아요. 내 손바닥에도 집중해 보고요. 곁에 하늘이 있다면 하늘 모양에, 바람이 분다면 볼스치는 바람결에. 그렇게 '지금 여기'로, 나를 데리고 오는 겁니다.


오늘을 사는 이유는 오늘을 사는 것, 그 자체여야겠지요. 일이 많다면 많은 대로, 적으면 적은 대로 뭐 어떤가요. 불안한 까닭은 지금 하늘이 아니라, 과녁을 맞히지 못하는 미래를 그리고 있어섭니다.


사실 빗나가는 게 대순가요. 옆에 손 잡아 드릴게요. 그대의 오늘이, 지구별 여행이 조금 더 가벼우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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