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아침 편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민혜 Jul 13. 2024

함께라서 좋아요

아침편지

좋은 아침이에요.


성큼성큼 찾아온 토요일입니다. 안개를 뒤집어쓴 새벽을 맞이했어요. '무르읽기' 사람들을 만나고 온 길이에요. 그대만큼 사려 깊은 분들이지요. 4년이 되어 가나요. 토요일 새벽이면 제가 줌(zoom)을 열고 한 분, 한 분 입장하십니다. 5시 반이라니, 부지런도 하시지요. 책 이야기가 끝나고는 우리가 얼마나 단단해져 왔고, 성장했는지를 이야기했어요. 


사회적인 성취라면 개별로 자기 때가 있을 테지요. 오래 함께 하며 삶의 질을 돞아 나간 지점을 이야기했어요. 젓가락 들 만한 힘만 있다면 우린, 어디론가 힘을 쏟게 돼서요. 그건 정치일 수도, 집안에 원수 같은 사람일 수도, 애완동물일 수도 있어요. 정말은 자기 자신을 향하기란 녹록지 않아요. 다른 데에 얽매거나 속박당하기 쉬워서요.


책을 함께 읽고 나누는 건 서로의 뇌(마음)에 접속하고 연결하는 일이라고 봐요. 일상 대화를 나누는 가족보다도 깊은 대화가 가능하지요. 그대 너머의 그대는 훨씬 더 아름답고 반짝여서요. 그것 만으로도 서로가 서로에게 격려와 위로가 돼요. 


오프 독서 모임 하나, 새벽 모임 '무르읽기', '글로(glo) 읽다'와 '글로(glo) 쓰다'까지. 오프 모임은 이번 달 처음 참여하고요. 다른 세 개는 직접 이끌고 있어요. 골고루 차려진 양식을 음미하는 느낌이에요. 감사하는 마음뿐입니다. 삶을 풍요롭게 해 주셔서요.


어제 딸은 친구 집에 파자마 파티엘 갔어요. 집엔 작은 아이와 둘이에요. 아, 고양이들도 함께지요. 어쩌면 루나 뱃속에 아가 고양이들도요. 임신이 맞는지, 긴가민가 한데 양옆으로 배가 불뚝해요. 다음 주에 다시 소식 전할게요. 세상에, 새가족이라뇨. 그게 또 새끼 고양이라니, 생각만 해도 설렙니다. 


독서 모임은 대체로 늦은 저녁이라 잠에 들기 아쉬운 마음이에요. 오늘처럼 새벽 모임이면 종일 기운이 솟습니다. 고단하게 높아진 콧대를 깎아 눈앞이 선명해지는 느낌이에요!


오늘은 어떤 날인가요? 우물처럼 깊고 맑은 그대 마음에서 필요한 것을, 필요한 만큼 길어 올리시길. 기왕이면 그대가 길어올리는 것이 기쁨이길 바라요. 여전히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네 타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