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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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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혜 Sep 24. 2024

고민을 고민하지 않으려면

아침편지

서늘한 은빛 아침이네요. 잘 잤나요? 


강연날입니다. 이번 책은 방법론이기보단 서술식이에요. 요약해야 별 내용이 없달까요. 다른 책을 참조해 좀 더 욱여넣었습니다. 뭐라도 쥐어 드리고 싶어서요.


지인에게 연락이 왔어요. 돌다리를 스무 번은 두드리는 분이에요. 무모한 저를 부러워하기도 합니다. 이쪽이나 그쪽이나 엉망인 것은 마찬가진데, 최소한 고민이 적어 보이니까요.


결과로 보면 글쎄요. 제가 결정이 오래 걸리지 않는 것은 생각을 믿지 않아서일 뿐입니다. 현명한 것은 내가 아니라는 걸 알아서죠. 제 아무리 생각을 거듭한들 그조차 나의 경험에 한정될 테니까요.


삶을 통제하거나 조절할 수 없다는 것을(정확히는 미래를요.) 알고 있어요. 그저 나름의 규율이랄까요. 규칙을 두긴 합니다. 우선순위가 있는 거예요. 오늘도 바쁜 중이지만 요가를 예약했지요.


글을 쓰고 읽거나, 독서 모임도 그래요. 돈 버는 일이나 관련한 일에 시간을 쏟는 것보다 우선에 두는 식인데요. 새벽 시간 몸 마음을 살피고 멍 때리는 시간을 갖는 것처럼요.


하루하루, 고민이 없다면 없는 게 맞아요. 지인이 그렇게 말하대요. 어떻게 하면 고민 없이 살 수 있느냐고요.


우리가 고민하는 이유는, 염려하면 더 나아질 거라고 생각해서죠. 자주 내 생각을 관찰하세요. 나는 지금 어디에 집중하고 있는지. 자꾸 과거나 미래로 가는 '나'를 '지금 여기'로 데려오는 겁니다.


지난 금요 라방을 지인에게 보낼까, 하다 관뒀어요. 인스타를 하는지도 모르시니까요. 대신 통화하는 김에 말했지요. 지금 여기 있으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요. 지금 여기, 할 일을 하라고요.


좀 더 자세히 말하면 할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요. 우리가 의무라고 말하는 '출근'이나 '집안일'도 잘 들여다보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맞아요. 마음이 동합니다. 나는 나를 가난하게 만들거나, 내가 머물 공간을 엉망으로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입버릇처럼 내 선택과 결정에 타인을 두기 쉽지요. 정말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선택하고 결정해 왔습니다. 이건 너무 희생이고 피해본 것 같은 결정이라도 속을 들여다보면 나를 위하는 게 맞아요.


지금 여기를 살고, 나머지는 나에게(삶에게) 맡기세요. 그대는 생각보다 더 잘 해낼 겁니다. 최고의 동반자는 자기 자신뿐이에요. 믿음을 가지기만 한다면요.


줌(zoom)에서 얼굴 보려니 벌써 반갑네요. 힘찬 화요일 보내고 이따 만나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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