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일기
여리게 동이 터옵니다. 가을은 힘이 적은 듯 잔잔하지요. 잎이 떨어지는 모양이 그래요. 쓸쓸하고 처연해요. 새벽하늘이 벌써 가을가을 합니다.
주말은 어떻게 보내셨나요? 머리 꼭대기로 해가 뜬 시간에 아이들과 저는 자전거를 탔어요. 적절하게 불어오는 바람도 좋고 하늘은 눈부셨어요. 가을 햇볕이 봄, 여름보다 건강에 좋다고 하지요. 오죽하면 며느리는 봄 밭에, 딸은 가을밭에 내보낸다..ㅎㅎ 들어보셨나요?
오늘은 우리, 같이 걸으면 좋겠네요. ^^ 저라면 말없이 걷기도 잘해요. 한 걸음 뒤에서, 또 앞에서. 그대가 편안한 대로 하셔도 좋아요.
오후 늦게 아이들이 외출하고부턴 혼자였어요. 만지기 싫어서 처박아둔 서류 뭉치를 꺼냈어요. 하나하나 뒤적이면서 타이핑을 하고 정리했습니다. 머리가 아프진 않은데 한숨이 나오대요. 한창 몰입해 끝을 봤어요. 아이들이 외출한 상황에 절로 감사한 마음이에요.
요가 매트에서 몸을 풀었습니다. 30분 즘 했을 거예요. 한 달에 한 번 오는 손님과 만난 중이라, 땀 내는 요가를 하진 않았어요. 허리부터 골반, 다리까지. 하체를 풀어주고 흐름을 바라봤지요.
요가 계정을, 정확히는 운동 계정일까요. 하나 만들고 싶다고 말했어요. 얼마 전에 편지에 적었지요. 기웃대니 거창한 계정이 많아 머뭇댑니다. 사실 9월은 정말이지, 일정이 촘촘해요.
그러면 그런대로, 느긋하지요. 누가 봐도 여유 만만해 보일 거라는 점은 알고 있어요. 버거울 때면 조급해지는 게 아니라 반대라서요. 라방에 드러날지 모르겠어요. 목소리는 아래로, 기운도 아래로 가요. 화가 나도 비슷합니다.ㅎㅎ
누군가는 그게 화가 난 거냐, 불안한 게 맞냐, 묻기도 해요. 맞아요. 전생에 곰이었을까요. 저라면 감정이 격할수록 느려질 때가 많아요.
9월처럼 부대끼는 날들이면 어떨까요. 늘어진 테이프랑 비슷합니다. 하루하루 해치우는 업무와 잡다한 일이 늘고 늘어날수록 몸 마음이 길어져요.
9월이 끝나간다고 소회를 털어놓고 있네요. 어김없이 바쁘고 느린 한 주 시작입니다. 내일 강연이 있고, 단톡방엔 토요일 오프 모임을 공지할 거예요. 만일 한 분만 오신다고 하면 둘이 걸어도 좋겠어요.^^
차분하게 한 주 시작해 봅니다. 가을 햇볕 자주 만나시길. 월요팅입니다! 감사해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