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침입니다. 새벽은 머리를 앓았어요. 몇 달 만에 한 잔 했더니만.
작은 아이가 복싱을 다닙니다. 초등학생 모여 있는 태권도를 다니길 바랐어요. 다른 뜻은 아니고 운동을 다니자고 말했는데요. 아파트 안에 헬스장을 함께 갈 때가 있긴 해도 그걸론 모자라지요.
아이가 먼저 복싱을 말했어요. 학교와 집 사이에 간판을 저도 본 일이 있습니다. 아이는 매일 어떤 걸 했고, 얼마나 힘든지를 말해요. 옆에 딸이 듣다 말해요.
"그러니까, 그냥 같이 태권도 다니자고 했잖아!"
"거긴 노는 데니까 그렇지. 나는 운동하려는 거야."
"태권도에서도 놀면서 운동이 되는데?"
양쪽에다 그러게, 맞네, 하면서 이음새를 넣었어요. 제2의 유재석이 되려는 건 아니에요. 두 사람 말에 진심으로 동의했어요. 문득 아이가 '힘들다'말했다가, 아빠에게 언짢은 이야길 들었다고 말합니다.
"나는 그냥 힘들다고 말했을 뿐인데.."
그래, 제가 말했어요.
"윤우야. 엄마든 아빠든,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 사람이든 '자기 세상'에 맞는 것을 이야기하게 돼. 상처받지 않으면 좋겠어. 네가 힘들다면 힘든 게 맞아."
우린 각자 '성'을 짓고 살아갑니다. 내가 그림 그린 세상을 타인도 보고, 함께 살고 있다 믿는데요. 사랑할수록, 가까울수록 더 그렇게 여길 수 있어요.
과연, 나무가 바라보는 세상과 나는 새의 세상이 같을까요? 우린 타인의 시선과 관점을 완전히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누가 됐든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게 맞아요. 먼저 그걸 당연하다고 여기는 게 좋습니다.
"나는 엄마가 내 마음을 정확히 말해 줘서 너무 좋아. 지금껏 느껴왔던 부분이야!
엄마 세상에 있는 서연이 누나랑, 내 세상에 누나는 같지만 다른 사람인거지?"
아이는 제가 말한 너머를 말했어요. 눈을 반짝이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합니다. 사랑스럽지요. 어미는 와인 반 잔에 얼굴이 익었어요. 토마토가 된 엄마를 보며 딸이 한소리 합니다. 한 잔도 못 마셨으면서 이렇다고요.
하민혜의 세상에선 와인 반 잔이 댓 병이라 말했어요. 방에 아이 웃음소리가 천장까지 닿습니다.^^
외로운 게 맞아요. 그대도 나도, 우리 모두가 자기만의 세상에서 고군분투합니다. 그럼에도 우리 서로 손을 잡고 포옹할 수 있다니,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따듯한 오늘 되시길.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