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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라코알라 Jul 17. 2022

방학 계획은 방학 전에 세워요

부모와 함께 세우는 방학 계획


방학을 앞둔 학교는 1학기 성적 처리와 2학기 학사 일정을 조율하느라 분주한 선생님들과 '공부의지'라고는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는, 세로토닌 충만한 자유분방 학생들이 뒤섞여 뒤숭숭한 분위기입니다. 외부 강사를 찾는 수많은 학교들의 러브콜이 쇄도하는 시기이기도 하고, 강사인 저 같은 사람겐 감사하게도 고르고 취해서 갈 수 있는 시기이기도 .


지난 한 주 특히 바빴습니다. 경기도 G 외고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개별 학습 컨설팅을 다녀오고, 서울 모 중학교 1~2학년 학생들의 진로 수업을 하느라 정작 제 아이의 방학 스케줄은 뒷전이 되고 말았으니까요.




보통은 기말고사가 끝나면 몇 주 뒤 방학이 시작되기 때문에 기말고사가 끝난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방학 계획을 세우고, 파이팅을 다짐하는 외식을 하곤 했었는데... 올해는 고등학생인 큰 아이의 기말고사가 끝나자 중학생인 작은 아이의 기말고사가 시작됐던 터라 그만 방학 계획 타이밍을 놓쳐버리고 말았습니다. 거기에 제 일까지 겹쳐 여차저차하다 보니 큰 아이의 방학이 덜컥 시작되었지요. 


다행히 바쁜 부모를 대신담임 선생님이 방학 스케줄을 작성해서 제출하라는 과제를 주신 덕분에 큰아이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S.M.A.R.T.(함께 읽어보기를 참고하세요)하게 자신에게 필요한 학습과 독서를 계획했더군요. 방학 계획서 표지에 부모님의 사인과 응원의 한 마디를 적는 에 저는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실.천!! 방학은 역전의 기회, 만회의 시간임을 잊지 말자. 우리 딸 파이팅~!!!'이라고 적어 보냈습니다.


사실 큰아이는 방학기간 동안 방과후 프로그램과 독서토론 수업을 신청해서 듣기 때문에 다음 주부터 정상 등교처럼 학교를 갑니다. 중학생 때와는 차별화된 방학을 보낸다는 것, 선배들과 함께 하는 독서토론에 살짝 기대하는 것 같으면서도 방학 같지 않은 방학을 보내야 한다는 사실에 힘이 빠진 기색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성적을 올리는 일 자존감과 아주 깊은 연관이 있음을 익히 알고 있니다. 아이 열심히 하겠다며 매번 약속 하면서도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 않서 답답한 것이 부모 마음이죠. 그럴 때는 아이가 지금 스스로 무엇인가를 이룰 수 있다고 믿지 못하는 상태는 아닐까 한 번쯤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것노력했지만 그에 비해 결과가 따르지 못했던 경험이 반복되었기 때문이죠.


그런 의미에서 자신에 대한 믿음을 다시 쌓는 시간으로 학을 채울 수   좋겠지요. 목표는 작게, 계획은 촘촘히... 아주 간단한 원칙 꼭 기억해 주세요.




저희 아이들과 함께했던 방학 계획 세우기 예시를 몇 가지 공유합니다.


1. 문제집 한 권을 정해서 방학 기간 동안 매일 일정 분량을 풀어 한 권 끝내 보기

저희 아이들은 방학 때마다 지난 학기를 복습하는 차원에서 수학 문제집을 한 권씩 풀었습니다. 기존에 풀던 문제집이 있다면 그건 그대로 두고, 새로 구입하게 했죠. 깨끗한 문제집은 새로운 결심과 각오를 다지기에 충분했습니다. 게다가 한 학기 동안 배운 것을 복습하는 것이니 만만하다고 느꼈죠. 처음에는 방학이 28일이면 전체 페이지를 28로 나눠서 분량을 정했습니다. 그런데 몇 번의 방학을 지내면서 기본 개념은 하루 만에, 응용문제는 일주일 동안, 심화문제는 남은 일수에 맞게 분량을 나누는 식으로 방법을 점차 바꾸더라고요. 심화를 푸는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이 싫었던 것이죠. 경험의 축적을 통해 공부의 방법을 다양하게 고민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2. 대중교통을 이용해 친척 집 혼자 다녀와보기

중학생이 되면 아이들은 각자 이동해서 체험학습 장소에 모여야 합니다. 초등학생 때 혼자서 먼 거리를 이동해 본 경험이 없다면 부모도 아이도 당황하기 마련이죠. 큰아이 때는 그걸 모르고 어디든 부모와 동행했는데 막상 중학생이 되어 혼자 지하철을 갈아타고 어딘가를 가는 것이 처음에는 얼마나 걱정이 되던지요. 그래서 작은 아이는 5학년 때부터 틈나는 대로 그런 기회에 자주 노출시켰습니다. 누구에게 먼저 말을 거는 게 힘든 작은 아이는 대신 혼자 다녀와야 하는 목적지까지 가는 길을 꼼꼼히 찾아보고 적어두더군요. 아이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한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학령이 낮은 자녀의 경우 혼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무척 위험 일이 될 수 있으니 가까운 시장이나 마트에 가서 한두 가지의 물건을 사고, 계산해서 돌아오는 식의 경험으로 대신하면 어떨까요? 핵심은 어른의 도움 없이 무언가를 혼자 해낸 경험이 자녀의 자신감을 돋우는 데는 큰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3. 책 읽고, 독후감 대회에 참가해보기

여기서의 핵심은 아이가 하고 있는 것에 마무리를 지을 수 있는 것이라면 그 어떤 것이든 상관없다는 것입니다. 아이가 한자를 공부하고 있다면 급수 시험, 아이가 역사를 공부하고 있다면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아이가 신문을 읽고 있다면 스크랩북 만들기도 좋습니다. 아이가 했던 것을 매듭지을 수 있는 것이라면 그 어떤 것이어도 좋습니다. 저희는 책을 읽는 행위를 독서기록으로 남기다가 어느 순간 독후감 대회 참가가 되었던 것이죠. 합격이나 수상 여부는 중요치 않습니다. 방학 동안 아이가 했던 것들이 어떤 하나의 결과나 의미로 남을 수 있는 경험이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4. 그 밖의 아이들과 방학 중 함께 했던 것들

-여행(나들이) 계획 세우고 그대로 여행해보기

-가고 싶은 고등학교(대학교) 방문하기

-아침에 일찍 못 일어나는 아이를 위해 오전 중 시작하는 학원 함께 알아보고 등록하기




믿음경험을 통해 확고해지기 마련입니다. 어느 정도 노력하면 어느 정도의 성취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일종의 감.각.이 필요한 것이죠. 여기서의 감각은 무언가를 '지속하는 힘'라고 생각합니다. 런 점에서 시작과 끝이 분명한 방학 기간 분명 지속동기로써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입니다.


방학이 시작되기 전, 자녀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세요. 대단한 목표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다만 부모님은 아이가 선택한 그 한 가지를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됩니다. 그것만으로 아이의 자존감은 충분히 회복될 것입니다. 자신의 힘으로 무엇인가를 성취해 본 경험을 통해 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길 수 있도록 돕는 부모 되기 자칫 좋은 것, 많은 것을 주기 위해 마음에 힘이 들어가는 순간 어려워질 수 있음반드시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함께 읽어보기>

S.M.A.R.T. 계획 세우기

https://brunch.co.kr/@minhyealakoko/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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