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한다고 하는 사람들 중에 '퍼스널 브랜딩'에 대한 압박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압박은 있지만 잘 모르겠고, 될 것 같지도 않고, 그렇지만 나도 퍼스널브랜딩이란 걸 해보긴 해야 할 것 같고, 그런 여러 생각을 하는 가운데 카카오 브런치에서 브랜드마케터로 일하는 김키미 씨의 책이 나왔다길래 한번 읽어보았다. 무엇보다 나를 사로잡은 건 바로 이 문장,
"그러면, 퍼스널 브랜딩은 왜 하고 싶어?" 이 질문에는 열심히 답할 수 있었다. '나의 수식어에서 회사 이름을 떼어내는 날이 왔을 때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되면 어쩌지?'하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 (32P)
대부분 퍼스널브랜딩을 고민하는 사람은 이와 같은 고민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저자는 매거진B에서 시작해 파타고니아 아무튼 시리즈, 아마존, 미쉐린 가이드, 뉴닉, 블루보틀, 픽사부터 클럽하우스까지 20가지 브랜드의 이야기를 통해 나의 브랜드를 찾는 인사이트를 선보인다. 브랜드 이야기는 아는 것도 많지만 그래도 역시 브랜드뒷이야기를 읽는 재미는 언제나 즐겁다. 그것들이 결과론적 서술이라는 게 함정이지만, 그렇지만 그 불안을 안고 가야한다는 것 또한 이책의 통찰이리라.
역시 콘텐츠 업계에 몸담고 있는 저자라 그런지 눈에 띄는 콘텐츠들을 고민한 과정들이 보였다. 몇년새 콘텐츠가 어떤 가치를 제공해야 하는가에 대한 몇 가지 답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이 퍼블리, 일간 이슬아, 아무튼 시리즈 라는 것에 눈길이 갔다. 내 생각은 좀 다르지만 그래도 이것 나름대로 의미있는 듯..
내가 가장 재미있던 부분은 3가지. 첫번째는 미쉐린 가이드 편. 미쉐린가이드가 '이동성의 향상'이라는 브랜드목표를 수행하는 콘텐츠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정말 몰랐다. 그리고 맛집소개가 그들의 치트키였다는 것도 몰랐고, 나의 콘텐츠의 치트키는 무엇일까. 고민하지 수 없다.
두번째는, 1000 TRUE FANS 개인 창작자에게 1000명의 진정한 팬이 있으면 창작 활동만으로도 먹고살 길이 열린다는 이론이다. 슈퍼팬이라는 책에도 이런 말이 있다. "성공적인 사업을 위해 전 세계를 바꿀 필요는 없다. 단지, 누군가의 세계를 바꾸면 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숫자가 아니다. 내가 어딘가에서 지속 가능하려면 누구를 만족시켜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문제다. 그것의 해답을 찾는 브랜드만이 지속 가능성의 힘을 얻는다.
세번째. "인풋이 쌓이면 저절로 안목이 생겨난다. 좋은 걸 많이 봄으로써 좋은 걸 알아보는 눈이 생기는 거다. 그러나 실력은 그렇게 얻어지지 않는다. 직접 아웃풋을 내면서 '노오력' 해야 조금씩, 아주 조금씩 쌓인다. 그래서 안목의 속도를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312)
내가 원하는 건 궁극적으로 이런거다. 안목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도록 내가 만족할 수 있을 정도로 노력하는 것. 그래서 나한테 부끄럽지 않은 것. 그 과정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발견하면 반드시 해결하고야 마는 브랜드. 내가 브랜드를 쌓아가는 과정은 그런 과정이고 싶고, 나의 브랜드영향력 안에 있을 사람들(이른바 서클)에 있는 사람들한테도 그렇게 보였으면 좋겠다. 나는 언제고 직면하는 인간이고 싶은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