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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목민 Jun 05. 2019

[동료에게쓰는북리뷰] 6호 마케팅이다

This is Marketing - Seth Godin


어떻게 책을 읽게 되었나요?

마케팅이란 무엇인지 여러분 스스로의 정의가 있을 것 같습니다.
경영학을 전공한 저도 마케팅은 매우 중요한 과목 중에 하나였습니다.

아직 마케팅 경험이 많이 부족한 저에게 그 정의는 학교에서 배운 대로 학문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케팅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한 단계 더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특히 비영리 기관에서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은 마케팅에 대한 정의가 매우 중요한데,

그 정의가 올바로 세워지지 않으면 동기(Motivation)를 잃고 무너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케팅이다 (This is Marketing) 책은 마케팅 분야에 신간이고 작가의 이름을 들어보아서 선정해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보랏빛 소가 온다>라는 책으로 유명해진 분이신데, 저도 이 책 제목과 내용을 들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짤막하게 어떤 내용인가요?


마케팅 이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은 것이라기보다는

그 핵심을 사례와 함께 자연스럽게 풀어낸 책입니다

마케팅 기본 이론을 아시는 분은 단박에 아 이 얘기를 이렇게 풀어내는구나 이해하실 수 있고,

기본 이론이 없어도 쉽게 작가가 강조하는 바를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중요한 내용들이 많은데요. 몇 개만 간추려 그대로 옮겨 보겠습니다.



0.25인치 드릴에 대한 말

하버드 대학 마케팅 교수인 시어도어 레빗은 "사람들은 0.25인치 드릴을 원하는 게 아니라 0.25인치 구멍을 원하는 것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했다.

이 말의 의미는 드릴이란 결국 하나의 기능,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일 뿐이며,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그 드릴로 뚫는 구멍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말 역시 충분히 멀리 내다보지 못했다. 누구도 구멍만을 원하지는 않는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구멍을 낸 다음 벽에 설치할 선반이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나서 0.25인치 크기의 구멍을 뚫은 벽에 선반을 설치하고 잡동사니들을 올렸을 때 느낄 기분. 사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잠깐, 거기서 끝이 아니다.

사람들은 그 작업을 직접 했을 때 얻게 될 만족감을 원한다.

또 아내가 선반을 보고 감탄할 때 자신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을 원한다.

침대가 더 이상 난장판이 아니라 안전하고 깔끔하게 보이는 데서 오는 마음의 평화를 원한다.

"사람들은 0.25인치 드릴을 원하는 게 아니라 안전하다는 느낌과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원하는 것이다."

빙고!



위에 글에서 드릴을 우리의 '아동 후원 모금 상품'이라고 했을 때,

우리의 후원자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우리는 계속해서 질문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드릴에서 얻는 안전함과 마음의 평화처럼,

후원자가 원하는 것을 콕 집어 줄 수 있는 상품인지도 계속해서 던져야 할 우리의 과제라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들고 있는 업무 가운데는 마케팅적으로 중요한 핵심을 놓치지 않는지 점검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개 사료를 위한 마케팅

개 사료의 질은 반드시 더 나아져야 한다. 더 영양가 있고, 물론 더 맛있어야 한다.

2017년, 미국인들은 개 사료를 사는데 240억 달러가 넘는 돈을 썼다. 개 사료의 평균 가격은 급등했다. 재료도 고구마, 사슴고기, 들소고기 등 고급스러워졌다.

하지만 나는 아직 개 사료를 직접 사는 개는 보지 못했다.

당신은 봤는가?

개사료는 더 비싸진 만큼 더 맛있어져야 하지만 사실 우리는 실제로 비싼 사료가 더 맛있는 건지 알 수 없다. 개들이 더 비싼 사료를 더 맛있게 먹는지 알 길이 없다. 개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반려견의 주인들이 비싼 사료를 더 좋아한다는 사실은 분명하게 알 수 있다.

결국 개 사료는 반려견 주인들을 위한 것이다. 고급 개 사료는 주인이 충성심과 애정으로 보다 하는 반려견을 잘 돌본다는 만족감을 느끼게 한다. 그것을 구입하는 위상과 자신의 반려견에게 먹인다는 너그러움을 느끼게 하는 수단이다.

일부 반려견 주인들은 개 사료에 더 많은 돈을 쓰고 싶어 한다. 그래서 효능은 딱히 검증되지 않았지 마나 비싼 재료들이 많이 들어가 있고 글루텐이 없는 사료를 산다.

마케터인 우리는 개 사료의 질을 높이는 일이 누구를 위한 혁신인지 혼동하면 안 된다. 이것은 개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주인을 위한 것이다.

개사료를 파는 회사의 마케터는 매출을 늘리려면 맛을 개선해야 한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려면 개들이 어떤 맛을 좋아하는지 알아야 한다. 이는 아주 어려운 일이다.

그보다 사실 정답은 반려견의 주인들이 사고 싶어 하는 사료를 만드는 것이다.

이 사례를 드는 목적은 개 사료를 더 잘 팔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언제나 성능과 매력 사이에 단절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어서다. 성능 대비 가격을 따지는 엔지니어의 선택이 시장에서도 통하는 경우는 드물다.

개사료를 팔아야 하는 마케터의 머릿속에는 2가지 목소리가 들릴 것이다. 하나는 개의 목소리다. 이 목소리는 많은 단어를 쓰지 않지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안다. 다른 하나는 반려견 주인의 목소리다. 이 목소리는 미묘하고, 모순되며, 복잡하다. 또한 수없이 많은 정보를 다루며, 쉽게 한눈을 판다.

100가지 요소(단, 맛은 아님)를 토대로 개사료를 선택하는 반려견 주인처럼 당신이 섬기고자 하는 사람들도 단지 가장 저렴하다고 물건을 사는 게 아니라 다양한 정보와 감정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당신이 나아갈 극단을 선택하면 당신이 고려해야 할 시장이 어디인지 알게 된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길지만 이 이야기는 함의하는 바가 정말 많습니다.

상품을 구매하는 사람과 상품으로 직접적 혜택을 입는 객체가 다릅니다.(우리의 비즈니스 모델과 비슷하죠)

"성능과 매력 사이에 단절이 존재한다는 사실" 이 표현이 정말 우리에게 뼈아프게 들리는 이야기입니다.

아무리 좋은 현장의 사업이라도, 그 매력이 고객에게 어필이 안 되는 상황이 종종, 아니 많이 있기 때문이죠.

개사료는 주인에게 초점을 맞출 수 있지만, 우리는 그렇게 초점을 맞출 수 없는 업이기 때문입니다.

성능과 매력을 둘 다 잡을 수 있을까요?

 "네"라고 큰소리로 외치는 모습을 기대합니다.


이 외에도 마케팅과 관련된 다양한 요인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여기에 다 담지 못하겠네요

직접 책을 읽으며 고민하고 배워보시기 바랍니다.




우리 기관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 있나요?

우리 마케팅 직원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이라고 생각하여 책의 말미에 적힌 글을 그대로 옮겨서 갈음하겠습니다.


이제 무엇을 만들 것인가?

우리 머릿속의 소음을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의 더 나은 것을 세상에 선보일 힘을 어디서 찾아야 할까?

관점을 계발하기가 왜 그렇게 힘들까? 왜 우리는 세상에 "여기, 이런 걸 만들었어요."라고 말할 때 주저하는 것일까? 그 대안은 무엇일까?

이는 마케팅과 관련된 질문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실 그 답을 찾지 않고 그냥 놔두면 마케팅을 하는 데 방해가 된다. 당신만큼 재능이 있거나 관대하지 않은 사람들이 전문가 행세를 하며 돌아다닌다. 그런데도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일을 잘하는 것, 어떤 대상을 잘 만드는 것, 마케팅을 잘하는 것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분명 우리에게는 당신의 기술이 필요하지만 당신의 변화가 더 필요하다.

변화를 선택하는 것은 도약이다. 이 도약은 위험하게 느껴지고 책임도 무겁다. 게다가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최선을 다해 최고의 일을 세상에 선보였는데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마케팅이 엉망이었을 수도 있다.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을 공감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잘못된 도구를 골라서 경계까지 나아가지 못할 수도 있다.

적당한 날 아니면 잘못된 날에 잘못된 이야기를 잘못된 방식으로 잘못된 사람들에게 했을 수도 있다.

괜찮다. 문제는 당신이 아니다.

마케터로서 당신이 한 일이 문제일 뿐이다.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다.

수술이든, 조경이든, 마케팅이든 우리가 하는 일이 우리 자체가 아니라 일이다.

우리는 인간이다. 우리의 일은 우리가 아니다. 우리는 인간으로서 우리가 할 일을 선택할 수 있고 또 개선할 수 있다.

누가 링크를 클릭하지 않거나, 갱신하지 않을 때마다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것처럼 받아들이면 전문가로서 일을 할 수 없다. 자칫 완벽성을 추구하는 함정에 빠진다. 공감하지 못하는 함정에 빠진다. 구석에 몰려서 피 흘리며 고통스러워하게 된다. 마음의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이를 피하는 1가지 방법은 마케팅이 과정이자 기술임을 깨닫는 것이다.

당신이 빚은 그릇이 가마에서 깨졌다고 해서 당신이 좋은 사람이 아닌 것은 아니다. 단지 그릇이 깨졌고, 도예 수업을 받으면 실력이 나아질 것이라는 뜻일 뿐이다. 당신은 더 잘할 수 있다.

마케터로서 당신이 적절한 사람들에게 가르치거나 팔려는 더 나은 것이 당신이 매기는 가격보다 훨씬 가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자선 기금을 모으려 한다면, 100달러나 1,000달러 또는 100만 달러를 기부하는 사람들은 그 비용보다 더 많은 가치를 얻을 때 기부할 것이다. 1,000달러에 기기를 팔려한다면, 그 기기가 1,000달러보다 가치 있다고 믿는 사람들만 살 것이다.

마케팅은 세상에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호응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당신이 일으키려는 변화를 마케팅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훔치고 있는 것이다.

당신은 가격보다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그것은 저렴한 선물이 되어야 한다.

당신이 제공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 적절하게 마케팅하기를 주저하는 것은 부끄러워하는 것이 아니다. 신중을 기하는 것도 아니다. 당신은 훔치고 있는 것이다. 당신에게서 배우고, 당신과 교류하며, 당신에게서 물건을 사야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당신은 앞으로 나서서 마케팅을 하면 누군가는 당신의 더 나은 것에서 혜택을 볼 것이다.

수강할 준비가 된 학생들이 있다. 가이드를 원하는 사람들, 어딘가로 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당신이 공감을 통해 그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를 주저한다면 그들에게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다.

마케터의 기여는 보고 자하는, 보이고자 하는 의지에서 나온다.

그러기 위해서는 매일 우리 자신에게 마케팅하고, 우리 자신을 팔 수 있어야 한다. 관대하고 보살피는 마음으로 끈질기게 노력하면 우리가 만들 수 있는 차이를 내세워 우리 자신을 팔 수 있게 된다.

당신은 이미 자신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것도 매일.

가령 자신이 허우적대고 있다는 사실을 자신에게 마케팅할 수도 있다. 때로는 자신이 알려지지 않았으며, 알려질 가치가 없다고 스스로에게 말할 수도 있다. 자신은 가짜, 사기꾼, 기만자라고 비하할 수도 있다. 그러다가 자신이 부당하게 무시당한다고 말할 수도 있다.

이런 말은 당신이 원하는 만큼 진실이 된다. 자신에게 충분히 많은 이야기 하면 현실이 된다.

더 나은 변화를 일으켜라. 물론 당신이 마케팅하는 것이 실질적인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이면에 좋은 전략이 없으며, 당신이 만든 것이니 고수해야 한다는 자기중심적인 생각에 얼마든지 사로잡힐 수 있다

떨쳐내라. 새로 시작하라. 자랑스럽게 여길 만한 것을 만들어라. 자랑스럽게 여길 만한 것을 마케팅하라. 일단 그렇게 했다면, 어떤 사람을 마주했을 때 그들이 "다시 해줄 수 있어요?"라고 물었다면, 학생들을 가르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도록 도움으로써 그들에게 가치를 제공했다면, 다시 하고 또다시 하라. 우리에게는 당신의 기여가 필요하다. 기여를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면 당신이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가 문제임을 깨달아라.

이는 우리가 자신을 위해, 자신에게, 자신에 의해하는 마케팅이다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로써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 이는 당신이 가치를 창출하도록 해 주고 사라지면 아쉬워할 대상이 되도록 해준다.

당신이 앞으로 무엇을 만들지 너무나 기대된다.

 



긴 내용이지만, 저에게 많은 힘이 되어준 글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추천해주고 싶은 분

마케터라면 누구든 읽으면서 본업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책입니다.

너무나 일반적이지 않아? 라는 반응도 있을 수도 있지만,

생각의 불씨를 던져주는 책일 수도 있을 겁니다.




https://brunch.co.kr/@minhyuk0070v1rn/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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