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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목민 Feb 19. 2019

핵심문제를 선정하고 세상의 아이디어를 수집하라

스프린트 Day-1 PM

지난 글에서 스프린트 Day-1 오전 활동에 대해서 기록했다. 스프린트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그라운드룰을 정하고 장,단기 목표와 스프린트의 핵심 문제를 정하고, 서비스의 지도 그리기하는 과정에 대한 설명을 했다. Day-1 오전 과정만으로도 나는 스프린트 프로젝트를 시작하길 참 잘했다라는 만족감이 있었다.


전문가 의견 구하기

오후 일정은 우리가 그린 PNS 지도를 검증할 '전문가 의견 구하기'활동을 했다. '전문가'라는 타이틀이 거창한데, 내부 직원중에 PNS 모금상품을 후원자에게 많이 소개한 베테랑 모금활동가를 초대하여 우리가 그린 PNS 지도를 보여주고, 전문가가 생각하는 PNS value chain의 문제점 혹은 아이디어를 들어보는 과정이다.


Day-1 당일에 전문가를 찾아내서 점심 먹고 워크샵에 와달라고 하는 것은 무례할 뿐더러, 불가능하다. 따라서 사전 준비가 필요한 과정이다. 우선 관련된 서비스에서 우리가 전문가라고 부를만한 분들을 찾아내고 그 분들의 일정을 확인하여 가능한 분들을 정중하게(?) 모셔와야 한다. 베테랑 지부 모금활동가 분들을 지방에서 모셔오기 어려워서 우리가 스프린트 프로젝트 활동을 하는 여의도 본부 안에서 찾아보았다. 직원 인턴폰 번호를 보면서 지부에서 근무하신 연차가 높은 분들 위주로 찾아내어 메일을 발송하고 전화를 드렸다. 총 5분이 초청 면단에 올랐는데, 1분은 출장, 2분은 일정상 불참이시고, 1분은 참석 하시기로 하셨다가 못오시고, 마지막 1분만 결국 초청에 응해주셨다. (이자리를 빌어 조팀장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PNS사업 모금에 대한 다년간의 경험을 갖고 계신 전문가님 의견 구하기 모습

PNS 지도를 보시면서 말씀해주신 것은 아니지만, 정말 중요한 포인트들을 공유해주셨다. PNS가 갖고 있는 어려움, 그리고 사업담당자와 모금활동가의 관계에서의 고충. 우리가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일 수도 있지만, 전문가로써 전달해주시는 메세지는 우리가 해결해야할 문제들을 더 명확하게 해주는 점들이 많았다. 우리는 다시 한번 PNS 지도를 쳐다보며 더 깊이 고민하게 되었다.


'전문가 의견 구하기' 과정이 단 한번의 인터뷰로 끝날 수도 있었는데, 우연찮게 내가 서울지역본부 설명회에 참여하였다가 알게 된 직원이 있었다. 스프린트를 몇 일 남기지 않은 시기였는데, 그 분을 만난 것도 큰 복인 것 같다. 내가 개인적으로 그리고 있던 솔루션을 자체적으로 구현하여 시도해보고 있었던 것이다. 실제 PNS 사업 제안서를 간략히 요약하여 모바일로 볼 수 있는 웹사이트를 만들어(wix사용) 고액 후원자에게 제안할 계획이었던 것이다. 그 시연 과정을 지역본부 설명회에서 보고, 바로 컨택하여 '전문가 의견 구하기'에 와달라고 요청을 드렸다. 바쁘신데 감사하게도 서울남지역본부장님과 팀장님의 승락하게 본부 워크샵에 잠시 오셔서 자신이 구현한 아이디어와 웹 사이트를 설명해주시고 질의응답도 해주셨다. 대단한 열정과 실행력이다. 이런 분들이 있기에 월드비전은 아직도 엄청난 동력을 갖고 있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사이트를 보면서 우리의 스프린트의 방향에도 더 확신을 갖게된 계기가 되었다.


PNS 상품을 웹 제안서로 구현한 전문가님의 의견 구하기 모습


HMW 아이디에이션

(어떻게 하면 ~ 할 수 있을까, How might we)

Day-1 과정을 진행하면서 현재의 문제점들을 많이 들춰낸다. 그렇게 들춰낸 문제들을 보면 답답해지기도 하고 먼가 잘못된 것 같은 부정적 생각들이 머리를 채운다. 평소 같으면 그런 생각들이 머리를 가득채워서 일하기 싫어지게 만든다. 그러나 스프린트에서는 그런 생각들을 효과적으로 이용한다.


그런 생각이 들때마다, 의식적으로 반대로 질문을 만들어 낸다. "어떻게 하면 ~ 할 수 있을까" 답답하고 문제가 되는 부분을 역으로 뒤집어 질문을 떠올리는 것이다. 그러면 그 문제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흐르는 것을 막고 오히려 더 창의적인 발상으로 전환을 시켜준다. '어떻게 하면 간단한 버전의 제안서를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하면 사업 진행 정보가 더 빨리 적시에 제공될 수 있을까'

우리의 문제를 '어떻게 하면 ~ 할 수 있을까'로 변환시키는 모습


이런 질문들을 '지도그리기'와 '전문가 의견 구하기' 활동을 하는 동안에 큰 포스트잇에 읽기 좋게 적어 놓는다. 전문가 의견 구하기가 끝날 때 쯤이면 내 앞에 있는 포스트잇이 수북이 쌓이게 된다. 한 쪽 벽에 비슷한 질문들을 분류하며 붙인다. 9명이 생각을 적어 넣었지만, 비슷한 생각들이 많다.

 

HMW 질문들을 분류하며 벽에 붙이는 모습

분류된 질문들을 한번 더 읽으면서 더 좋은 의견이 생각나거나 하면 추가 메모를 한다. 혹은 읽다가 또 다른 좋은 좋은 질문이 생각나면 추가로 적어서 붙인다. 그리고 9명 각자에게 작은 점 스티커를 주고 스프린트 질문으로 유망하다고 생각하는 질문에 스티커를 붙이도록 한다. 스티커 개수는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다.


스티커로 HMW 질문에 투표하는 모습

다시 정리하면, PNS 지도를 그리고 전문가의 의견을 들으며 현재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긍정적인 질문으로 변환하고 그 질문들 중에 우리가 해결해야하는 유망한 질문이라는 것에 투표를 했다. 이제 스프린트의 핵심 질문이 간추려 졌다. 유망한 핵심 질문들을 정리하여 PNS 지도에서 위치하는 곳에 질문을 가져다가 붙이고 그 질문들에 대해서 우리는 다시 한번 투표를 한다.


PNS 지도에 붙어있는 질문에 투표를 하고 토론하는 모습
PNS 지도에 붙은 질문들을 놓고 두번에 걸쳐 투표하여 정리한 도표
스프린트 핵심 질문을 정하는 모습

 우리는 PNS 지도에서 핵심 질문을 정하였고, 오전에 정하지 못한 스프린트 질문들로 다시 돌아가 우리가 선정한 질문과 비교하여 최종적으로 스프린트 핵심 질문을 선정하였다.


Day-1에서 가장 중요한 이 한장의 장표가 드디어 만들어 졌다

이렇게 만들어진 장기, 단기 목표와 스프린트 질문들은 우리가 아이디어를 구체화해나가는 과정에서 지도와 나침반의 역할을 했다. 의견이 부딪히고 생각이 꼬이기 시작할 때, 다시 한번 이 장표로 돌아가서 생각해보면 예상외로 결론이 간단하게 내려졌다. 서로 합치된 목표와 해결해야할 질문이 명확하니 의사결정의 기준이 분명해져 신속하게 결정이 내려질 수 있었다. 그리고 소모적인 설득이나 설명 없이도 서로가 수긍할 수 있는 그런 결론이 내려졌다.


번갯불 데모

 지금까지의 활동을 마친 스프린트 팀의 머리는 이미 과부하 상태가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자주 모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일정을 최대한 푸쉬해야 한다. 그래서 프로젝트를 리딩해야하는 나는 Day-2에 해야하는 번갯불 데모를 땅겨서 Day-1에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번갯불 데모는 30분간 휴대폰과 랩탑을 사용하여 이번 스프린트 질문과 관련된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은다. 그 아이디어는 제한되어 있지 않다. 예를 들면 엑셀에서 셀에 메모추가하는 기능을 보고 서비스에 영감을 얻기도 하고, 온라인 마켓에서 배송되는 과정을 도식화 한것에서 아이디어를 따오기도 한다.  PNS 지도와 HMW 질문들을 참고하여 다른 업종, 산업, SNS 기능 등 다양한 곳에서 아이디어를 수집한다. 그리고 각자 2분간 발표한다. 판단도 논쟁도 하지 말고 그저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뭐든지 포착하여 공유한다.머릿속에 있는 창의적 생각들이 더 발전되도록 윤활유를 넣어주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갑자기 어디선가 생각지도 않는 기능, 서비스를 보고 영감을 얻을지 누가 알겠는가.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누군가 말하지 않았는가.

번갯불 데모를 정리하는 모습
번갯불 데모 결과물

번갯불 데모를 스프린트 책에서는 준비하여 발표하는 형식으로 하였는데, 우리는 그 활동을 조금 변형해서 진행했다. 이미 모바일로 대부분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고 우리가 검색에 사용하는 것도 휴대폰이기에 검색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바로 링크나 캡쳐한 화면으로 단톡방에 올렸다. 오히려 이게 더 빠르고 좋은 것 같고, 다음에는  별도로 번갯불 데모의 결과물을 만들지 않고 단톡방을 참고하면 될 것 같다.



이렇게 Day-1을 마쳤다.

엄청난 에너지를 쏟았다.

회사 다니며 이렇게 까지 머리를 쓴적이 있나 싶을 정도다.

그렇게 노력한 결과물이 눈에 바로 보이는 것도 좋다.

초극의 생산적인 활동을 했다라는 뿌듯함도 만족감을 준다.

Day-1 마치고 집에가서 바로 뻗어 아침에 겨우 일어났다는 팀원도 있었다.


Day-2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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