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린트 Day-2 AM
Day-1에서 엄청 달렸다.
힘들게 달린 것보다 생산적인 활동을 했다는 것에 대한 만족이 더 큰 하루 였고
그래서 Day-2의 시작이 더 기대가 된다.
Day-1에서는 목표를 정하고 문제를 파악하고 아이디어를 수집했다.
보통 우리가 아이디어를 모을 때 가장 많이 하는 방법이 브레인스토밍이다. 브레인스토밍이 때론 아무말 대잔치가 되버리는 경우를 많이 경험했을 것이다. 브레인스토밍을 하면서 아이디어는 던졌는데 결과물이 도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브레인스토밍의 비효율성은 아이디어를 머리에서 폭풍처럼 끄집어 내고 그걸 또 선정하고 구체화하느라 엄청난 시간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이걸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여 고안해낸 방법을 스프린트 책에서 제시하고 있다.
브레인스토밍이 그룹에 함께 하는 활동이라면 스프린트의 아이디어 스케치는 혼자서 함께 하는(?) 과정이다. 모순적이 표현이지만 툴을 이해하면 이 표현이 맞는 것 같다.
먼저 혼자서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 어떤 아이디어는 내가 머릿속으로 떠올렸을 때 엄청 굉장한 생각 같지만 실제로 표현하고 구현하면 그저그런 아이디어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간단하게라도 표현해보는 과정을 각자 혼자서 해보는 것이다.
스케치를 하는 방법은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하고 그림이 서툴러도 좋다. 이해만 할 수 있으면 된다. 제목이 귀에 쏙 들어오는 것으로 붙이고 아이디어를 그린 사람의 이름은 적지 않고 익명으로 한다.
아이디어는 Day-1에서 도출한 스프린트 질문, HMW, 번갯불 데모를 참고하여 스케치 한다.
처음 스케치는 누가 보는게 아니라 나 혼자 끄적거리며 종이에 표현해 보는 것이다. 그렇게 머리에서 끄집어낸 아이디어는 손질하지 않은 식재료와 마찬가지다. 재료를 다듬고 조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어떤 요리가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하나의 식재료로 만들 수 있는 요리는 수만가지다. 그래서 만들 수 있는 요리가 무엇일지 다시 한번 식재료를 가공해본다. 그 과정이 크레이지 에이트다 A4 용지를 세번 접어 8칸을 만들고 내가 생각해 낸 아이디어를 1분에 한번씩 변형하는 과정이다.
이렇게 빠르게 아이디어를 변형하면 생각지도 못하게 좋은 아이디어가 튀어나오기도 하고 아이디어의 일부분을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다보면 더 괜찮은 아이디어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직접 해보니 쉽지는 않다. 우리의 창의적 발상이 한계가 있는지 1분은 빠르게 지나가고 4개가 넘어가니 다른 변형이 잘 생각이 안나기도 한다. 그래도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각각의 단계를 하면서 가장 좋은 아이디어는 동그라미를 쳐둔다. 이제 마지막으로 아이디어에서 솔루션으로 도출하여 스케치하는 과정이다. 30~60분 정도를 주고 실제 솔루션을 스케치하는 것이다. 구체적이고 상세하면서 누구나 그 스케치를 보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A4용지에 포스트잇 3칸 정도의 스토리보드를 만드는 것이다.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것은 간단하다. 그러나 실제로 머릿속 아이디어를 꺼내어 종이에 옮기고 표현하는 과정은 고역이다.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막 튀어나오고, 실제로 종이에 표현해보니 별로인 아이디어도 있고, 아이디어가 표현이 안되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오전 내내 씨름을 하면서 각자 아이디어를 스케치하면 배가 고프고 점심을 먹을 시간이 된다.
이미 말한대로 점심은 간단하게~ 간식은 당충만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