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로 큰 프레임을 짜고 그 안에 이중유리를 끼워서 하나의 통창을 만들었습니다. 거실창은 규모가 젤 큽니다. 가로가 3미터에 높이가 2미터가 넘으니까요. 유리 아저씨도 이건 유리 원장을 자르지 않고 거의 그대로 재단했다고 하더라구요. 창이라기보다는 유리벽 같은 느낌입니다. 항상 푸른 사철나무 울타리와 단풍나무, 그 뒤로 배나무 과수원이 큰 그림이되어 거실을 가득 채웁니다.
작은방에도 통창을 달았습니다. 물놀이방 Water ground에 앉아 발을 담그고 배나무들을 바라보는 느낌은 이루 말할 수가 없죠. 이 창 하나로 편안함과 싱그러움이 가득한 방이 됩니다. 통창이 매일 매시각 변하는 자연의 그림을 그려주니이 방에도 액자가 필요가 없습니다.
안방은 옆으로 긴 통유리창이라서 영화를 보듯이 시야가 더 많이 넓어보입니다. 제일 오래 해를 친구 삼는 남동 방향 벽이라서, 하루 종일 벽면에 만들어 내는 그림자와 햇볕이 자리를 옮겨가며 그림을 그립니다.
#통창을만든이유
창은 집의 눈과 같습니다. 세상을 보는 프레임을 통해서 집 안에서 집 밖 세상을 바라보게 되죠. 기능적으로 창은 환기와 경관을 담당하는데, 이 집에 원래 있던 미닫이 샷시와 나무로된 이중창은 반쪽 눈만 뜬채로 세상을 보는 것 같아요.
이 집에 처음 들어 왔을 때 살짝 열린 거실 샷시 창 사이로 얼마 남지 않은 새빨간 단풍잎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폴딩샷시로해서 창문을 접으면 나갈 수 있도록 할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벌레와 모기가 걱정되어 나무로 된 통유리가 낫겠다 결론을 내렸지요. 폴딩도어로 할 경우 닫아 놓으면 경치가 프레임에 의해서 중간중간 짤리는 것도 싫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