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것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길목. 지난 한 해 무엇을 하고자 했는지, 무엇을 이루었는지 되짚어보노라면 이룬 것에 대한 뿌듯함과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교차한다. 글쓰기에 대한 지난해 나의 다짐도 역시 그중에 포함된다.
2025년 내 브런치에 남겨진 총 19편의 글, 한 달에 두 편이 채 안 되는 수량이지만 글 쓰기에 첫 발을 띈 나 스스로에게 정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가끔 생각날 때 의무감으로 깨작거리던 일기 쓰기와는 새로운 세상에 진입하는 진일보였다. SNS에 남기는 가벼운 나의 일상이 아닌 누군가에게 작정한 글을 보인다는 건 내게 큰 숙제임이 분명했다. 등 떠밀려 억지로라도 하자는 심정으로 글쓰기 모임도 기웃하고, 하나라도 세련된 단어를 건져보고자 필사책을 사서 한 권 반을 완성하고 그렇게 느릿느릿 만들어진 수량이다.
의지가 좀 더 굳세었더라면 글쓰기 모임에서 약속한 주 1회 발행도 가능했을지 모르겠다. 구글 캘린더에 '할 일'로 설정해 놓고 그냥 지나치는 날이면 죄책감이 물밀듯이 밀려와 이 핑계 저 핑계를 끌어와 외면하기 급급했다. 하지만, 오늘은 그 수량이 아닌 시작점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싶다. 새해에도 그 일을 계속하기 위한 가벼운 바통터치를 위해 자기 합리화를 허하기로.
무엇이 됐든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한다는 건 참 어렵다. 다만 일기, 독서, 글쓰기뿐만이 아니다. 운동, 부모님께 안부 전화 드리기, 건강 주스 만들어 먹기 등 새해 resolution은 구해가 되면 몇 번 못 신고 버려야 할 헌신짝이 되어 버린다. 발에 꼭 맞는 신으로 만들기 위해, 그 일을 지치지 않고 계속하기 위해 '그냥 하는 것'에 의미를 두면 내 마음의 무게가 이를 대하는 일에 조금은 가벼울지 모르겠다.
올해도 어김없이 구글 캘린더에 주 1회 글쓰기를 '할 일'로 설정해 두었다. 그 숫자가 19회 이상 또는 미만이 되더라도 '그냥 하는 것'에 대한 지속성, 그 자체에 대한 의미를 꼭 살려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