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옆자리

[유럽여행] 인천 공항→독일 프랑크푸르트 : 비행기 옆자리

by 공중곡예사

2015년 5월 12일

인천 공항 →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


비행기 옆자리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옆자리 승객과 로맨스가 아주 쉽게 생기던데, 내 옆자리에는 40대로 추정되는 부부가 앉았다. (역시 ASKY, 안 생겨요. 저처럼 이런 기대하지 마세요! ㅋㅋㅋㅋㅋ)



게다가 구름 위 하늘에서 지상을 구경하겠다며 장거리 비행임에도 불구하고 창가 쪽 자리를 잡았는데, 날개 바로 옆자리였다. ㅋㅋㅋㅋㅋㅋ 장거리용 비행기라 그런지 날개가 너~~~무 커서 땅이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비행기가 무섭게 옆으로 기울어져야 땅이 보였다. ㅠㅠㅠㅠㅠㅠㅠ 창가 쪽 자리라는 메리트가 하나도 없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옆자리 두 분이 부부라는 걸 알 수 있었던 이유는 비행기 뜨기 전에 두 분 중 한 명이 아들과 전화 통화를 한 후

서로 얘기하는 걸 들었기 때문이다. 남편이 아내에게 조곤조곤 얘기해주고, 다정하게 이것저것 챙겨주는 모습을 봤다. 엄청나게 부러웠다. ㅋㅋㅋ 나도 저런 사람이랑 함께 늙어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기내식은 서양식, 한국식 둘 중에 하나를 고를 수 있었다. 이제 막 한국을 떠난 지라 점심을 양식 메뉴로 골랐는데 김치랑 고추장이 같이 나왔다. 어울리지 않는 음식 조합이라 먹지 않고 보조가방에 따로 챙겼다. 그런데 김치 국물이 샜다. 잘 패킹 된 건 줄 알았는데... 망했다 젠장. ㅋㅋㅋㅋ 보조가방 바깥 주머니에서 이상(?)한 냄새가 났다. 아직 여행 시작도 안 했는데 보조가방에 김치 냄새가.. 어떡해! ㅋㅋㅋ 앞으로 음식 챙길 때 조심해야지 다짐했다.



착륙 20분 전, 옆자리에 앉은 아주머니께서 껌을 건네주셨다. 김치 국물이 샜던 그 김치를 그다음 식사할 때 먹고, 양치를 하지 않아 입안이 찝찝했기에 감사하다며 받았다. 그렇게 옆자리에 앉은 분과 처음 말을 텄다.



그 아주머니께서 탑승권 하나를 더 갖고 있는 걸 보고 어디까지 가시냐고 물었더니 뮌헨이 도착지라고 했다. 무슨 일로 가시냐고 물었더니 회사에서 1년에 한 번씩 업무차 뮌헨으로 보내준다고 했다.

그 분도 내게 무슨 일로 왔냐고 물으시길래 여행 왔다고 했다. 아는 사람도 없이 혼자 왔냐고 물었고 그렇다고 대답하자 용감하다며 나를 대단한 사람으로 보셨다. 갑작스러운 칭찬에 쑥스러워서 요즘 다들 이렇게 다닌다고 겸손한 대답을 했더니 그분께서는 여자 혼자 몇 달 여행하는 게 쉬운 일하겠느냐며 엄청 용기 있는 사람이라며 계속 칭찬해주셨다.



준비도 없이 떠났고, 영어 공부도 충분히 하지 않아서 솔직히 설렘보단 두려움이 어마어마하게 컸다. 그런데 옆자리 아주머니께서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고 해주시니까 거짓말처럼 용기가 불끈불끈 솟았다. 정말 내가 용기 있고 대단한 사람처럼 느껴져 두려움 때문에 느끼지 못한 설레는 마음이 점점 선명하게 느껴졌다.


옆자리에 훈남이 아닌 그 부부가 앉은 걸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잠깐의 인연이지만 서로 좋은 여행하라며 나눈 따뜻한 인사가 오래 기억에 남을 거 같다. 그리고 나도 옆자리에 앉은 낯선 이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설레는 맘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입국! 나의 행운은 여기까지(?)였던 거 같다. ㅋㅋㅋㅋㅋㅋㅋ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고생이 펼쳐졌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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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새벽 1시에 숙소에 도착하게 된 사연은
'유럽여행 신고식'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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