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 → 하이델베르크 : 유럽여행 신고식
2015년 5월 12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 → 하이델베르크
공항 직원을 믿지 마세요~
공항 직원 두 명이나 내게 잘못된 정보를 주어 나는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하이델베르크로 가는 버스 2대를 모두 놓쳤다. 그래서 자정이 넘어서야 겨우 하이델베르크에 도착했다. 어찌 된 일이냐면...
프랑크푸르트는 볼 게 별로 없다는 말을 인터넷 검색 정보에서 보고, 입국하자마자 바로 하이델베르크로 넘어가기로 했다. (프랑크푸르트를 안 가봐서 볼 게 없다는 말이 사실인지는 모른다.)
하이델베르크가 산과 강이 어우러져 더 내 스타일이기도 하고, 그다음 일정이 프랑스 파리였는데 지도상 하이델베르크가 파리랑 더 가까웠다. 그래서 첫날 숙소도 하이델베르크 관광지 근처에 있는 숙소를 예약했다.
나는 예정대로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저녁 6시 50분에 도착했다. 하이델베르크로 넘어가는 버스가
2대 있었다.
첫 번째, MeinFernbus
두 번째, 루프트한자 셔틀
www.transcontinental-group.com/en/airport-shuttle-buchen
MeinFernbus는 7시 55분 출발이었고, 루프트한자 셔틀은 8시 15분 출발이었다. MeinFernbus는 막차였고, 셔틀은 막차는 아니지만 좀 더 비쌌다. 버스를 두 개나 알아놨으니 버스를 못 탈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문제는 버스 타는 장소! 공항이 워낙 커서 버스 타는 장소를 구체적으로 알아놨음에도 불구하고 버스 타는 장소를 찾지 못했다. 공항 직원 세 명에게 글자를 보여주면서 구체적으로 물어봤는데, 두 명이나 내게 잘못 알려줬다. 마지막 세 번째 직원만 내게 정확한 정보를 주었는데, 그때는 이미 버스를 두 대 다 놓친 후였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뛰어서 수화물 찾는 곳으로 갔다. 운 좋게 내 캐리어가 초반에 나와서 공항 로비로 나오는데 20분도 안 걸렸던 거로 기억한다. 그래서 출발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제 버스 정류장만 찾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사전에 알아본 바에 의하면 MeinFernbus는 터미널 2에 정류장이 있다. 내가 입국한 건 터미널1이었다. 터미널2로 가서 공항 직원에게 MeinFernbus 타는 장소를 물어봤더니, 여기가 아니라 터미널 1로 가야 한다고 했다. 현지 공항 직원이 알려준 거라 의심 없이 터미널 1로 갔다.
참고로 프랑크푸르트 공항은 터미널1과 터미널2의 건물이 달라 두 터미널 사이를 오가려면 무료 트레인을 이용해야 한다. 그래서 캐리어를 들고 이동하기에 시간이 좀 걸린다.
다시 터미널1로 가서 공항 직원에게 MeinFernbus 버스 정류장을 물어보니 위치를 알려줬다. 그래서 갔다. 그런데 내가 찾는 버스가 없었다. 내가 공항 직원에게 물어봤을 때, 직원이 잘 모르는 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좀 늦게 오는 거겠지라고 생각하며 기다렸고, 역시나 버스는 오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다시 공항 안으로 들어가 다른 공항 직원에게 물어봤다. 그 직원은 "MeinFernbus 정류장은 터미널2야"라고 이전 직원들과 달리 확신에 차서 말했다. 어떻게 공항 직원 2명이나 잘못된 정보를 줄 수 있는 건지... 좀 화가 났지만, 아직 두 번째 버스가 있으니까 괜찮다고 생각하며 루프트한자 셔틀버스 타는 곳을 그 세 번째 공항 직원에게 물었다. 셔틀버스 출발 시간 8시 15분에 딱 맞춰서 정류장에 도착했다. 버스가 없었다. 이미 출발했던 것이다.
오마이 갓! 그때부터 멘붕이 왔다. 시간이 넉넉했음에도 버스를 두 대를 다 놓쳤다. 잘못된 정보를 준 공항 직원 2명이 원망스러웠고 그 공항 직원들을 믿은 나도 어리석게 느껴졌다. 그리고 몸도 많이 지쳐있었다. 버스를 놓칠까 봐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 (끌고X) 터미널1과 터미널2 사이를 뛰어다녔기 때문이다.
유일하게 내게 정확한 정보를 준 그 세 번째 공항 직원에게 다시 찾아갔다. "나 버스 두 대를 다 놓쳤다. 하이델베르크에 가는 다른 방법이 없을까?" 그 직원은 거의 울듯한 나를 위로하며 (버스 놓친 억울한 사연을 얘기했었다.) 두 가지 옵션이 있다고 말했다. 첫 번째는 bahn 기차를 타고 가는 방법, 두 번째는 셔틀 기사에게 부탁하는 방법. (루프트한자 셔틀이 현장 구매해도 되는데 만약에 만석일 경우 당연히 탈 수 없다.) 정확하고 친절한 그 직원은 내게 bahn 기차를 추천했다.
나는 아예 방법이 없는 게 아니라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bahn 기차표를 사러 갔다. (bahn 기차표를 파는 곳은 공항 지하에 있다.) 그런데 버스 두 대를 놓친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내가 많이 당황한 상태였나 보다. 기차표 파는 직원이 기차 시간을 말해주는데 숫자가 바로 해석이 되지 않았다. 기차표 파는 직원이 무표정해서 더 긴장됐다. 그가 기분 나쁜 한숨을 내쉬며 종이에 기차 시간을 적어 주었다. 표를 사고 나오는데 닭똥 같은 눈물이 흘렀다.
플랫폼을 찾아가는 길에 한국인 여성 둘이 수다 떠는 목소리가 들렸다. 다 큰 여자가 울면서 다니는 게 창피해서 엄청 빠른 걸음으로 그들을 지나쳤다. 앞으로 길 알려주는 사람의 말을 다 믿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호스텔 직원에게 늦을 거라고 메일을 보내려고 플랫폼 위층에서 와이파이를 잡고 있는데, 내 옆에 앉은 예쁜 외국인 관광객이 "도와줄까?"라고 물어봤다. 직원들보다 관광객이 더 친절한 거 같았다.
안 그래도 많이 늦었는데 기차가 연착됐다. 불안한 마음에 하이델베르크 가는 게 맞는지 기차 탈 때 한 번, 타고나서 옆자리 사람에게 한 번, 두 번이나 확인했다. 옆자리 남자가 내 캐리어를 보관칸에 올려줬다. 공항 직원과 기차 직원 때문에 독일 첫인상이 너무 좋지 않았는데 그 옆자리 남자 덕분에 좀 나아졌다.
새벽 1시에 숙소 도착한 이야기
하이델베르크 중앙역(hbf)에 내렸다. 기차를 늦게 탄 데다가 연착까지 되어서 11시 다 되어서 역에 도착했다. 버스 티켓을 어디서 사야 하는지 모르는데 시간이 늦어 역에 일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가게도 전부 문을 닫았다. 역에는 손님과 홈리스(거지)들만 있었다.
눈치로 버스 정류장에 찾아갔다. (사람들이 좀 서 있고 버스들이 멈추는 곳으로 갔다.) 다행히 버스 정류장에 버스 티켓 자판기가 있었다. 티켓을 사는 중에 버스가 오길래 부랴부랴 사느라 약간 더 비싼 티켓을 샀다.
중앙역에서 관광지에 있는 LOTTE(롯데 또는 로테) 호스텔에 가려면 33번 버스를 타고 Rathaus-Bergbahn에서 내리면 된다. 버스를 탔다. 안내 방송이 나오는데 뭐라고 하는지 하나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안내 방송을 알아들을 순 없었지만 친절한 블로거분들이 올려준 사진과 구글맵으로 숙소 근처가 어떻게 생겼는지 미리 봐둬서 눈치껏 내리려고 했다.
그런데 시간은 밤 11시가 넘었고, 창밖은 칠흑같이 깜깜해서 주변 풍경이 하나도 안 보였다. 그렇게 버스를 계속 탔다. 손님들이 다 내렸다. 나만 버스에 있었다. 자정이 다 되어 갔다. 무서웠다. 캐리어를 꽉 붙들고 앉아 있다가 내릴 곳 이름이 적힌 종이를 들고 버스 앞으로 갔다. 버스 기사에게 Rathaus-Bergbahn 글자를 가리키며 여기 가냐고 물어봤다. 'YES'라고 대답했다. 다시 자리로 가서 앉았다. 버스가 잘 가다가 인적 드문 곳에서 멈췄다. 순간 놀라고 무서웠다. 버스 앞으로 갔다. 버스 기사는 20분 쉬고 오겠다고 했다. 나는 무섭고 잠 잘 곳 없을까 봐 걱정되어 죽겠는데 이 버스 기사는 천하태평이다. 얄미웠다.
버스 기사는 약간 나이가 든 아저씨였는데, 얘기를 나눠보니 영어를 잘 못했다. Rathaus-Bergbahn 가려면 얼마나 걸리냐고 물었다. 그는 숫자로 1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나는 그가 내 질문을 못 알아들었는 줄 알고, 시계를 가리키며 언제 도착하냐고 물었다. 그 버스 기사는 시계를 가리키며 12시 50분이라는 숫자를 말했다. 나는 진짜로 1시간 걸리고, 12시 50분에 도착하는 게 맞냐고 물었다. 그는 그렇다고 했다.
공항에 이어 두 번째 멘붕이 왔다. 무서웠다. 숙소에 도착할 수 있을 거 같지 않았다. 그리고 도착한다고 한들 숙소가 호텔도 아니고 호스텔이라 숙소에 도착하면 직원이 없어서 숙소에 못 들어갈 거 같았고, 나는 깜깜한 이 마을, 이 거리에 아무런 보호막 없이 혼자 밤을 새야 할 거 같았다.
그래서 버스에서 또 울었다.(울보다!ㅋㅋㅋㅋ) 이 상황이 믿기지가 않았다.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캐나다에 가서 나름 외국 생활도 했기에 어떤 일이 일어나도 헤쳐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늦은 시간, 깜깜한 밤, 인적 없는 동네, 가게도 없는 거리를 보고 있으니 해결할 방법이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혼자서 울고 있으니 나중에 탄 젊은 독일 남자가 어디에 가냐고 물었다. 정류장 이름이 적힌 종이를 보여줬고 그는 핸드폰으로 버스 노선 어플을 보여주며 "우리는 지금 여기이고, 거기는 여기야. 계속 앉아 있으면 거기에 갈 거야." 라고 말해줬다. 이미 버스 기사와의 간단한 대화를 통해 내가 이미 내릴 곳을 지나쳤고, 33번 루트를 돌고 있었던 걸 알고 있었지만 안심하게끔 친절하게 알려준 그 독일인이 고마웠다.
그렇게 나는 하이델베르크 중앙역을 다시 지나 내가 내려야 할 정거장에서 내렸다. 물론 버스 기사가 내릴 곳을 알려줘서 내릴 수 있었다. 내가 시간 물어볼 때 버스 기사에게 내릴 곳을 알려달라고 신신당부하기도 했고, 왠지 내가 부탁하지 않았어도 버스 기사는 알려줬을 거 같다. ㅋㅋㅋㅋㅋㅋ 정말 버스 기사가 말한 시간에 나는 그 정류장에 도착했다. 그 시간에 도착했다니 도무지 믿기지가 않았다.
정말 깜깜하고, 인적도 없고, 간판도 없었지만 길 찾기 하나는 타고난 나는 바로 호스텔을 찾았다.
호스텔이 있을 거라 예상한 방향으로 캐리어를 끌고 가면서 '아, 이제 들어가는 게 관건이네'라고 생각했다. 새벽 1시 조용한 마을, 드르륵드르륵 캐리어와 돌바닥 부딪히는 소리로 적막을 깨며 걸어갔다.
이렇게 나는 호되게 유럽여행 신고식(?)을 치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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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새벽 1시가 다 된 시간에 우리나라도 아니고
독일 호스텔에 어떻게 들어갔는지는
LOTTE(로테) HOSTEL 후기에서 얘기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