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이 다르다는 것

엄마의 작업실

by 미니작업실

https://www.youtube.com/watch?v=INjqeM4opFc&feature=youtu.be


흘러서 건너 들은 얘기 중에 우리나라 사람이 중국에 가서 식당을 하면서 밑반찬으로 애호박 전을 동그랗게 부쳐줬다고 한다.

애호박이 너무 맛있다고 소문이 나서 그 식당이 잘돼서 씨를 가져와 심어봤지만 점점 커지고 우리가 아는 그 애호박이 아니라 어른 호박이 나왔다고 한다. 그러면서 땅의 기운, 흙의 기운이 좀 다른 것 같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나는 오늘 순천만 습지에 다녀왔다. 오늘은 사실 습기가 가득한 날이었다. 습기가 가득하지만 적당히 그늘져 있어서 그 분위기가 매우 운치 있었다. 습지를 제대로 본 적이 없는데 오늘에서야 찬찬히 보았다.

그 공간이 너무나 방대해서 여러번 더 가봐야 할 것 같다. 그곳에서 오늘의 내 불편감을 곱씹어 보았다.




그렇지 마음에서 나온 그 모든 씨앗은 같은 씨앗에서 나왔지.


그 씨앗은 저마다 마음 밭에서 자기만의 방법으로 흙이 만들어졌다. 그 흙이 가진 성분 때문에 우리는 서로 자기가 가장 좋은 방법을 선물로 들고 서로를 만난다. 그렇게 같은 싹을 틔웠다고 생각하지만 저마다의 줄기와 잎 새로 전혀 다른 열매의 모습이 되어 서로가 이 만큼이 다름에 놀라곤 한다.


의도가 엉키는 것, 입장이 달라 같은 메시지로 의도를 전달하지 못하는 막막함을 맞이하자. 예전의 소통 부재의 악순환이 생각나서 계속해서 습지의 고요함에 집중하려 참 많이 노력했다. 고요한 진흙과 물의 끊임없는 순환을 보면서 사람마다 흙과 물의 비율 차이가 있고 거기에 날씨, 햇빛에 따라 저 진흙은 수없이 형태가 바뀌는데 같은 접점을 만난다는 것은 기적이고 못 만난다는 것은 일상인 거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습지에서 본 갈대는 정말 다양했다. 곱게 키운 난만큼이나 고귀한 태세를 하고서 정말 다양한 모습으로 저마다 모여있었다. 나는 한국의 여러 곳을 많이 다녔다. 그래서 그런지 그 지방 특유의 나무 빛깔이 다르고 산의 빛깔이 다르다는 것을 매번 눈으로 보고 눈으로 느낀다. 그런데 오늘도 습지를 보면서 그런 마음이 얼마나 많이 드는지.


그렇지 우리는 같은 씨앗이었지.

그렇지만 저마다의 땅의 기운, 흙, 물, 공기의 기운으로 이만큼이나 다를 수 있는 거지. 또 한 번 마음에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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