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관찰자 시점

미니 작업실

by 미니작업실


남편의 오래된 지기로부터 전화가 왔다. 건너 들리는 목소리는 야근을 위해 잠시 패스트푸드점에서 뭘 먹으려 한다는 것이었다.
일상을 묻고 대답하는 평범한 대화이지만 감정적인 단어 하나 없이 감자튀김, 아이스크림 등의 단어로 자신의 심정을 전달하는 남자들의 화법에 참 신기하고 한편으로는 짠한 감정이 들었다.
남편이 따로 떨어져 사는 원룸에 놀러 왔다. 우리는 주말마다 완전체가 되는 주말 가족이다. 이 작은 집에 우리 가족이 잠시 모였다.




나는 그 어느 때보다 요즘의 남자들 중 특히 남편, 아빠가 된 남자들이 참 짠하다는 생각이 든다. 세계적으로 불안 과잉 시대이다. 크게 변화하려고 할 때마다 우리는 본능적 불안이 자극받는다. 덕분에 우리나라는 유례없는 세상 다양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워낙에 지기 싫어하고 배우는 것에 능통하고 배우는 게 힘인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는 민족 특유의 정서도 한몫한다. 이전에는 가정에 '필요한 것'들에 대한 정리가 필요했다면 이제는 그 기반이 흔들리는 입장이라 어떤 기준을 가져야 하나? 어느 라인에 서야 가장 안전한가? 누구를 본받으면 안전한가? 그런 막연한 선택지 앞에 있다. 아마 다른 나라야 워낙 다양한 문화, 이미 토착민과 다양한 이주민이 모여 만들어진 다양한 가족 단위, 다양한 생활 상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다양한 듯 속으로 들어가 보면 굉장히 폐쇄적이고 은근히 독선적인 면이 많다. 특히 좁은 인구 밀도를 가져서 일까? 비교 관찰하는 관습적인 습이 있는 곳이다. 우리들은 정말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의 집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국가의 최소 단위인 내 집이 붕괴되고 있다는 요즘, 그 최소 단위인 가정이 사라진다고 하는 요즘.
자신의 이름으로 구성된 가족들이 있는 가장이라면 그 무게가 총칼을 들지만 않았지 전쟁터로 나가는 요즘일 것이다. 가장 최전방에서 남편들이 뛰어다닌다.

그리고 사실 아내인 나는 아이를 맡길 수 없는 상황을 맞이 했고 남편 혼자 그 짐을 짊어지고 가는 것을 오롯이 지켜봐야했다. 그 불안을 감지하면서도 그 모습을 알면서도 응원을 하고 눈을 질끈 감고 일터로 보내는 게 서로 짠 한 것 같다.



나는 내년에 일터로 나갈 예정이다. 이번 해까지 아이와 함께 성장하면서 글을 쓰고 공부를 하며 감정적인 자세를 준비해야 한다. 그때쯤 같이 동반자로 뛰어야지.


우리나라 언어는 이렇게 속 뜻이 여럿이라 어렵다지만 솔직해져 보겠다고 감정적인 대화를 원한다면 그 얇은 바운더리마저 터져 울어버릴 것 같은 심정을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 한가지를 보고도 엉뚱 얘기하는 우리 부부의 대화가 언뜻 보면 동문서답 같지만 그런 방식으로 서로를 모른 척, 아는 척 위로를 한다.

따로 또 같이, 반찬 얘기를 건네고 딸아이의 성장을 얘기하면서 서로 채 말하지 못하는 감정을 읽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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