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고의 비명

by 미니작업실


바다는 늘 고요함을 추구한다.

바람은 그런 고요한 바다가 거만하고 싫다.

제아무리 꼬셔도 바람처럼 출렁여줄 뿐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여여함을 누린다.

이따금 바다가 새찬 바람에 흩뿌려져 정체성을 잃어버릴 때도 있다. 뜨거운 햇볕에 소금을 빼앗기기도 하고 공기처럼 증발돼 둥둥 떠다닐 때도 있다. 결국 나의 때가 오면 제자리로 돌아와 고요한 넘실거림에 몸을 맡길 것이다.


원래 에고가 부딪칠 때는 고통스럽고 치욕스러움을 느낀다. 내 근육처럼 아프고 내 얼굴이 벌게지는 것처럼 치욕스럽다. 그런데 알고 보면 인생은 '에고 입기'와 '에고 벗기'의 연속이다.

서로 쪽팔리고 부끄러울 게 없다.


원래 아무것도 아닌 자리가 나인데 입은 옷은 벗으면 그뿐. 치욕스러운 '감정'에 집중하게 하는 게 에고의 특성이다. 그저 그 속 타는 울부짖음이 가라앉고 별일 없었음을 깨달으면 될 일이다.

원래 있어야 할 그 자리에 있으면 그뿐이다.


그렇기에 다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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