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미술과 아동미술의 차이는 마치 병원으로 비유하자면 '응급실과 소아과'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응급실에서는 빨리 환자의 정도를 알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 곳이고 급하다는 '시간적 제약'이 있다. 입시미술은 불특정 다수의 미술실력인 아이들이 수업하러 온다. 그런데 일정 수준 이상이 되어야 대학을 갈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이 입시 미술이라는 것은 학문의 영역이지 우리가 흔히 아는 자유로운 'Art'는 아니다.
그런데 입시미술을 하러 온 사람들도 병원에 막 급해서 찾아온 응급실처럼 병세의 정도가 다 다르다.
기본적으로 체력이 된 상태에서 조금만 고치면 되는 경우, 아예 기초 체력이 없는 상태에서 고쳐야 하는 경우 같이 어떤 바탕이 있는지 모르는 채로 학생들을 받아야 한다.
놀랍게도 아동미술을 하는 동안 아무런 미적인 자극이 없었던 아이가 어떤 경로로 입시 미술학원에 오게 되는지 가늠할 수 있게 됐다.
그 말은 고등학생 친구들이 그리는 첫 그림과 초등부의 첫 그림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마치 말은 하지만 글씨를 고등학생 때 배우느냐 초등학생 때 배우느냐의 차이인 것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아주 간단한 협응력을 기르지 못한 아이들이 고등학생 때 갑자기 찾아온 학생들에게 미적인 감각을 키울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고 아예 없다는 점이었다. 아님 급하게라도 따라 해야 했다는 점이다.
그러면 그런 친구들에게는 또 주입식 교육을 외워서 스티커 붙이듯 본 대로 그려야 하는 것이다.
아동미술은 항상 발달 단계와 같이 성장하는 거라 어떻게 연결될지 모르는 신경망에 자극을 쌓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생각보다 깊은 관찰이 필요했고 어리기 때문에 와플기계처럼 내 관점을 직접적으로 누르듯이 알려줄 수 없다는 것도 다른 점이다. 입시미술에서는 불안한 아이들에게 답을 제시해줘야 했고 아동미술에서는 자유로운 발달단계의 아이들에게 내가 아는 답을 빼고 경험시켜줘야 한다.
입시미술에서는 대학의 기준이 있기 때문에 선생님이 손가락 인형을 움직이는 인형극의 주체가 되어 아이들을 가르쳐줘야 하지만 아동미술에서는 주체는 아이들이 되어야 하고 선생님은 적당히 뒷짐을 지고 질문을 해야 했다. 입시미술에서는 완성도를 책임져주지만 아동미술에서는 완성도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아이의 기준에 맞춰야 했다.
또다른 비유를 들자면 아동미술은 마치 큰 보일러의 수많은 장치를 모두 새것으로 세팅하는 숙제가 있고 입시미술은 이미 만들어진 보일러에 고장난 부분을 고쳐야하는 숙제가 있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