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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작업실 May 31. 2023

기록하고 놓아버리기

기억해야 하는 스트레스 놓아버리기



최근에 '쥬비스 미라클'을 쓴 저자이자 쥬비스를 창업하신 조성경 회장님이 이런 말씀을 했다.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없다. "

  "이걸 내가 왜 하지?"


했던 일을 어느 순간 그 일로 인해 덕을 보는 경우가 있고


 "왜 나만 고생하는 거야~"


하는 생각을 틀어보면 그 속에 힌트가 있다고 했다.


나는 13년간 입시교육을 하면서 항상 원장이 아닌 보조선생님 혹은 담당선생님이었기 때문에

아이에 대해서 보고서를 써야 했다.

그때는 수업할 때 바빠서 힘든데 왜 생뚱맞게 사진을 찍으라고 하는지, 눈에 보이지도 않는 변화를 캐치하라는지, 그걸 또 글로 쓰라는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시간이 훌쩍 지나서 어느 정도 아이가 필압을 어떻게 쓰는지 손목을 어떻게 써서 모양이 잘 안 나오는지, 어떤 지식을 몰라서 선이 곧게 안 나오는지, 색이 왜 탁하게 나오는지 등등을 알게 됐다. 그런 글을 썼던 기억조차 없어질 때쯤.


나는 육아하면서 글쓰기 수업을 배웠다. 그때 블로그로 글쓰기를 하고 그 글을 모아 책도 쓰게 되는 경험을 하면서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와 굉장히 닮은 부분이 많다고 느꼈다.

그리고 제일 큰 건 글쓰기에 부담이 안 생긴다는 거였다.

글 감만 있다면 그걸 그대로 묘사하는 글은 충분히 쓸 수 있었다.


그로부터 2년 후 미니작업실을 오픈했을 때, 아이가 그림 그리는 과정에서 사진을 예쁘게 담을 수 있게 됐고 점점 순발력이 빨라졌다. 그리고 아이 그림에 대해 글 쓸 때는 오히려 아이가 그림을 왜 그렇게 그리게 됐는지 상황을 설명해 주는 글을 썼다.


그 결과는 폭발적이었다. 찾아오시는 어머님마다 수업 후 피드백을 본 후 바로 등록하셨다. 이건 다른 홍보보다 좋았다. 지금도 어머님들이랑 피드백을 보면서 큭큭거리는 시간을 가진다.

아이의 그림이라는 게 결과만 보면 '이게 뭘 그린건지?' 생각할 수 있는데

다 나름의 이유가 있고 스토리가 있어서 그린 것을 알게 된다.


 원장님께 보고하는 대신 부모님께 보고한다고 생각하고 글을 쓰자 훨씬 쉬워졌다.

길에서 우연히 만난 다고 해도 이미 글로 쓴 데이터가 내 머릿속에 있기 때문에 바로 자동반사적으로 아이의 그림과 성향을 상담할 수 있었다.


글쓰기의 좋은 점 중에 하나는 기억해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사라진다.

글로 써버렸고 그에 따른 감정도 다 소진해 버린다.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린다면 업무 자체에서 오는 스트레스 보다 기억력 소진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무시 못한다. '역행자'를 쓴 자청님도 '글쓰기'를 강조했는데 머리를 좋게 만드는 이익도 있지만 나에게는 기억을 놓아버릴 수 있는 자유를 줘서 더 편하게 느끼는 작업이다.



기록하는데 스트레스가 쌓일지라도 쓰고 나면 머리가 맑아지는 체험은 경험을 해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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