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뷔시- 기쁨의 섬
기쁨의 섬은 제목과 작곡에 얽힌 에피소드 때문에 사랑타령 클래식 음악 시리즈에서 빠질 수 없다. 다른 사랑타령 클래식 작품들이 난 당신밖에 몰라요 분위기고 드뷔시가 딸에게 어린이 세계 시리즈를 헌정한 점만 기억해 가정적인 음악가구나 싶지만 경기도 오산이다. 처자식 버리고 내연녀랑 휴가 가서 기쁨의 섬을 썼으니 클래식계 대표 호색한 인증이다. 말년에도 그 버릇을 고치지 못해서 신불자로 비참하게 생을 마감했으니 역시 인생은 인과응보다.
그러니 이성관계는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절제하자.
조느님 레퍼토리로 쇼팽 말고 떠오르는 작곡가는 드뷔시다. 파리음악원에서 공부해 프랑스 음악가 특유의 난해함을 맛깔나게 풀어내기 때문이다. 원래 드뷔시는 우리나라 클래식 작곡가 인기순위 1 2위를 다투는 모차르트 베토벤과 달리 선율이 귀에 못 박히듯 꽂히는 스타일이 아니라 클래식 조금잘알부터 아는 음악가였다. 그런데 조느님의 쇼팽 콩쿠르 우승으로 쇼팽이 1등 자리를 위협하더니 드뷔시 앨범을 내자 드뷔시가 클알못도 아는 작곡가 반열에 올랐다. 조느님도 연느님처럼 한국인에게 음악의 세계를 넓혀주는 마법사인가 보다.
세타 아츠코는 조느님의 존재를 모르던 중고딩 시절에 티파니 푼과 함께 덕질(?)하던 피아니스트였다. 소녀의 기도 연주 영상을 보고 입덕해 (니혼진 연주자답게) 드뷔시와 쇼팽의 세계를 본격적으로 알기 시작해 내 레퍼토리도 덩달아 늘어났다ㅡㅡ 업로드가 너무 뜸하고 히나스테라 음악만 주야장천 올라와서 언젠가부터 구독만 걸어두고 영상은 안 보고 있긴 하지만;;
역시 나는 남미 갬성이랑은 안 맞나 보군.
불륜의 섬 연주들을 보고 나도 선생님께 레슨해 달라고 할까 생각했지만 악보를 보며 들으니 취미러 진입금지 수준이다. 역시 후대로 갈수록 다들 실력이 상향 평준화되어서 연주 난이도도 올라갔나 보다. 그러니 레슨 곡을 고를 때는 꼭 악보를 미리 보고 고르자. 귀에 박히는 멜로디가 단순하다고 쉽네ㅋ 했다간 화음연타파티나 널뛰기 파티를 맛볼 수 있다. 멜로디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밑에서 밭쳐주는 음들은 장식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