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 대신 남긴 건 비밀번호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는 순간, 유서보다 먼저 필요한 건 비밀번호입니다.'
12년 전. 대기업 임원이던 그분은 청계산 등산 코스를 손가락으로 그리며 말했습니다.
"우리 애들 대학, 유학자금, 제 퇴직금을 다 넣어서라도 보내야죠."
코스를 올라가기 전 그렇게 말씀하시 던 그 뒷모습이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그로부터 3,652일 뒤. 그의 부인에게서 걸려온 전화.
"남편이 돌아가셨어요." 통화 종료음이 울릴 때까지 제 손에서 스마트폰이 미끄러지고 있음을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그가 남긴 것은 명품 시계도, 고급 승용차도 아니었습니다.
구글 드라이브에 저장된 4GB 자산 관련 엑셀
6개 은행의 2단계 인증관련 정보
암호화폐 지갑 접근을 위한 시드 문구
"그 사람이 생전에 잘 정리해 놔서 다행이죠." 부인의 목소리에서 0.1초 간격으로 떨림이 감지되었습니다. "아니었다면... 저 혼자선..."
2025년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50대 이상 국민의 68%가 자산의 40% 이상을 온라인 계정에 보유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75%가 이러한 디지털 자산에 대한 접근 방법을 가족과 공유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비밀번호를 묻는 순간, 사랑까지 의심받을까 두려웠습니다.”
한 조사 대상자의 답변이 보여주듯, 비밀번호는 개인정보이기때문에 묻기가 꺼려집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떠난 후, 남기지 않은 정보라면 많은 것들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핸드폰(스마트폰) 잠금 해제 방법(비밀번호, 패턴, 생체인식 등)을 가족 또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 안전하게 전달해 두었나요? 메모, 비상 연락처, 신뢰할 수 있는 가족 등에게 전달 또는 별도 보관
클라우드(네이버, 구글, iCloud 등) 저장소의 중요 파일 및 계정 정보를 정리하고, 접근 방법을 가족에게 알려두었나요? 계정명, 비밀번호, 2단계 인증 등 접근 방법 포함
암호화폐(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지갑의 시드 문구(복구키)와 접근 방법을 안전하게 별도 기록하여 가족이 찾을 수 있도록 했나요? 종이, USB, 금고 등 오프라인 보관 권장
주요 SNS(네이버, 카카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계정의 사후 처리(삭제, 추모 계정 전환 등) 방법을 가족에게 안내했거나, 관련 기능을 미리 설정했나요? 페이스북: 추모 계정 지정, 네이버/카카오: 계정 삭제 요청 방법 등
전자문서(공인인증서, 계약서, 보험증서 등) 보관함 및 주요 금융 계좌의 접근 권한과 위치(어플, 이메일, USB 등)를 가족에게 안내했나요?
디지털 유산(계정, 자산, 사진, 문서 등)을 목록화하여, 신뢰할 수 있는 가족 또는 법적 대리인에게 전달하거나 유언장에 포함했나요? 계정별 목록, 자산별 목록, 접근 방법 등
각종 온라인 구독 서비스(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음악 등) 해지 방법 및 결제 정보도 가족이 알 수 있도록 정리했나요?
이 체크리스트 중 3개 이상 '아니요'라면, 지금 바로 디지털 유산 정리를 시작해 보세요!
디지털 유산 관리장(디지털 유언장)을 작성해 두면 법적 분쟁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비밀번호 관리 앱(패스워드 매니저)를 활용해, 마스터 비밀번호만 가족에게 알려주는 방법도 좋습니다.
정기적으로(예: 6개월~1년) 업데이트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상담사님 덕분에 잘 정리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부인의 마지막 인사말이 울림이 되어, 저는 오늘도 새로운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죽음은 디지털을 배려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살아있는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난생처음 금융여행'
'세금여행' 저자
민이 아빠 김선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