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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덴 Nov 21. 2021

열차 출발합니다

대만 +day3 : 루이팡역 (핑시시엔)



루이팡역
Luifang Station
2016. 12. 27


태어나서 처음 타본 열차는 비둘기호였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지만 올리브색이 짙은 벨벳 좌석의 폭신함은 기억에 남아있다. 어린 손자를 등에 업은 할아버지의 걸음걸이처럼 열차는 조심스러운 속도를 냈다. 그 움직임에 몸을 기대면 단잠이 쏟아진다.

여섯 살 꼬마가 학교에 다닐 즈음 비둘기호는 운행을 멈췄다. 돈 다음으로 아까운 건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어른이 늘어났으니까. 가끔 그 열차가 그립다. 돈 걱정 시간 걱정 없이 그리운 사람을 찾아가는 그 철길이. 대만에는 여전히 남아있다. 핑시시엔 열차가 도시와 산골을 오간다. 비둘기호와 비슷한 속도로, 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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