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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덴 Nov 30. 2021

숨은 고양이 찾기

대만 +day3 : 허우통 (핑시시엔)



허우통
Houtung
2016. 12. 27


오늘의 날씨 ‘약한 샤워’. 빗줄기가 샤워기의 물줄기처럼 흩날렸다. 단추가 없는 일회용 우비를 뒤집어쓰고 핑시시엔 열차에 올랐다. 방학이 오면 할머니 집에 가는 기분으로. 소소한 시골마을을 둘러봤다.

티켓을 끊고 처음 내린 역은 ‘허우통’이다. 낯가림 없는 길고양이가 모여 사는 마을. 비가 내리는 바람에 야옹이 소리는 듣기 어려웠다. 밥도 주고 머리도 쓰다듬어 주려던 상냥함은 마음속으로만 품었다. 강해진 빗줄기에 우산이 뒤집혔다. 신발이 젖을까 까치발을 들고 카페로 피신했다. 

김이 서린 유리문 너머로 두 마리의 고양이가 있었다. 종이로 만든 요람에 웅크리고 선잠을 자는 얼룩이. 이름이 적힌 상자에 들어가 얼굴만 빼꼼 내민 누렁이. 툭툭 빗물을 털어내고 고양이와 눈높이를 맞췄다. ‘안녕’하고 두 눈을 깜박깜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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