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 계곡에서 보낸 초여름

추부 +day2 : 무로도 (알펜루트)

by 미니덴



무로도 (알펜루트)
Murodo
2023. 5. 1


최대 높이 13미터, 오늘의 높이 12미터. 5월의 첫날에도 겨울을 잊지 못한 나는 알펜루트의 설벽 앞에 섰다. ‘눈의 계곡’이라 이름 붙여진 ‘무로도’였다.

긴긴 겨울을 지내다 짤막한 봄을 건너뛰고 다다른 여름에 적응하지 못하던 참이었다. 다들 기이한 눈초리로 때아닌 눈천지를 누빌 때, 나만큼은 얼마 전에 그친 겨울이 원래의 자리로 돌아온 것 마냥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설벽을 끼고 차도와 인도로 구분된 아스팔트를 줄지어 걷다가, 이따금씩 옆을 스치는 대형버스의 움직임에 위협감을 느꼈다. 피난을 떠나는 펭귄의 무리에 속한 기분이랄까. 설벽이 끝나는 분기점에서 행렬을 벗어나자 안도의 해방감과 동시에 드넓은 설원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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