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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덴 Sep 05. 2021

90년대로 시간 되감기

대만 +day1 : 타이완총통부, 박피료역사가 (타이베이)



타이완총통부
Presidential Office of the Taiwan
2016. 12. 25


용산사행 버스가 오가는 정류장이 있던 길이 막혔다. 그 주변에 행사가 열리는지 군경이 차량을 우회시켰다. 버스 노선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알고 싶었지만 딱히 물어볼 사람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걷기로 했다. 중정기념당에서 용산사까지. 생각보다 가까운 거리였다.

시청일까 청와대일까. 광화문 광장과 같은 대로 끝에 웅장한 규모의 건물이 있었다. 지도에 이름 없는 곳. 국가기밀기관인지 건물 꼭짓점마다 무장한 군인들이 배치됐다. 그곳의 어두운 얼굴들이 무섭기보단 진지한 자세로 느껴졌다. 나도 등을 꼿꼿하게 세우고, 대범하게 걸었다.

대만의 거리를 걸으면 걸을수록, 시간이 거꾸로 되감기는 기분이 들었다.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의 옛 한국 느낌. 살아본 경험이 없는 시절에 놓인 나는 불안해졌다. 존재라도 곧 사라질 것처럼. 해가 저무는 도심에는 차도 사람도 붐비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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