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가 알려준 일본의 베니스

추부 +day4 : 신미나토 우치카와 (이미즈)

by 미니덴



신미나토 우치카와
Shinminato Uchikawa
2023. 5. 3


이미즈시의 작은 운하마을 ‘우치카와’ 지역을 찾아오는 외지인은 드물었다. 행인이 거의 없다시피 하니 물이 졸졸 흐르는 소리며, 새가 재잘거리는 소리며, 인파에 묻혀 평소에는 듣지 못했던 소리들이 선명하게 들려왔다.

숙소를 나와 마을을 배회하던 중이었다. 신사를 끼고 수변으로 이어지는 좁은 통로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아이보리 빛의 옅은 태비로 얼룩진 귀여운 냥이었다. 녀석에게 가까이 다가가자 종종걸음으로 달아나더니, 통로 끝에 서계신 할아버지 곁에 붙어서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

베레모를 쓴 할아버지는 묵묵히 서서 종아리 사이를 부비적 거리는 고양이를 귀여운듯 바라보셨다. 바지에 잔뜩 묻어난 털에도 아랑곳하지 않으셨다. 고양이의 보호자이신지 궁금해서 여쭸는데 신사에 사는 녀석이라고 알려주셨다. 둘은 여기서 자주 만나는지 서로를 잘 알고 있는 듯했다.

카메라를 든 내게 호기심을 보인 할아버지. 이곳은 ‘일본의 베니스’라 불린다며 마을 이야기에 물꼬를 트셨다. 한국인이라 일본어를 알아듣지 못한다 말씀드렸는데 괜찮다며, 친절한 목소리와 느릿한 속도로 설명을 이어가셨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데도 할아버지의 손짓과 몸짓을 따라가니 어떤 말을 하시는지 이해되는 부분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호응의 뜻으로 대화를 거들었더니 부드러운 미소를 띄우셨다. 잘은 몰라도 마을에 사는 사람의 입을 통해 마을의 살아있는 이야기를 들으니, 글과 이미지로는 알아챌 수 없는 생생한 기운을 감지할 수 있었다.



































































230503_1_11_b.jpg




























작가의 이전글환선 도매상의 100년 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