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 +day4 : 신미나토 우치카와 (이미즈)
신미나토 우치카와
Shinminato Uchikawa
2023. 5. 3
우치카와에서 이틀을 보내는 동안 우연찮은 계기로 마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시작은 신사에서 만난 할머니. 화장실이 어디인지 묻는 물음에 발 벗고 나서주셨다. 신사 내부에 화장실이 있을 것 같아 여쭈어본 건데 예상과 달리 그곳에 없었다. 골목 끝의 어느 상점에 들러서 화장실 이용을 요청하라고 설명해 주신 것 같은데, 일본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바람에 정확한 위치를 몰라 결국 숙소로 돌아갔다. 잘 찾아가는지 할머니께서 계속 뒤를 봐주시다가 내가 다른 길로 들자 엄청 아쉬워하는 소리를 내셨다. 얼마나 답답하셨을까. 어린 손주를 길가에 놓은 것 마냥 내게 눈을 떼지 못하신 참 고마운 할머니.
숙소에 머무는 동안 호스트를 만날 수 없었다. 뒤뜰로 나가면 고택과 연결된 창고가 있는데 카페와 기념품 상점이 꾸려졌다. 혹시 숙소와 카페를 동시에 운영하느라 바빠서 모습을 비출 수 없었을까. 커피를 주문하는 틈에 사장님께 게스트하우스의 호스트인지 여쭤봤다. 아니었다. 거기 투숙하고 있다고 말을 건네니 반가운 안부를 물어왔다. 언제 왔고, 며칠 있다 가냐는. 이렇게 짧게라도 타인과 이야기를 나누니 무의식에 깔려있던 외로움이 가셨다. 커피를 받아 들고서 창가 자리에 앉아 수변에 늘어선 집들을 보았다. 창이라는 프레임이 있으니 그 너머로 보이는 마을이 모습이 바깥과는 또 다르게 느껴졌다.
저녁에는 초밥집에 들러 마지막 식사를 먹었다. 오픈형 주방 앞에 바형 테이블이 설치된 음식점이었다. 동네 어르신들이 자리를 빙 둘러싸고 한창 술판을 벌이는 와중에 입장했다. 나갈까 하다 입구 쪽에 자리가 비어있어 착석했다. 메뉴판을 두고서 휴대폰에 사진을 띄워 초밥을 주문했는데, 주인 내외는 물론이고 손님들까지 내게 큰 관심을 보였다. 아마 인적이 드문 동네에 외국인이 방문한 일이 신기하게 느껴진 모양. 어디서 왔냐, 혼자 왔냐 질문 세례가 쏟아졌다. 한국인이라 대답하니 제주도와 부산에 가봤다면서 거기 사냐 되물으셨다. 집은 서울이라 답하자 대뜸 명동을 외치는 어르신. 번역기까지 동원해가며 물꼬를 튼 대화는 어르신 특유의 농담 따먹기 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