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을 개조한
일본식 객실에서

추부 +day5 : 시라카와고 게스트 하우스 케이 (시라카와무라)

by 미니덴



시라카와고 게스트 하우스 케이
Shirakawago Guest House Kei
2023. 5. 4


시라카와고 진입로의 반대 방향. 만년설이 녹아내리는 녹청의 하천을 건넜다. 차도와 인도의 구분이 없는 시골길을 걷는 게 이 얼마 만인지. 논밭을 끼고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오지에 덩그러니 ‘게스트 하우스 케이’가 자리하고 있었다.

마루가 깔린 낡은 시골집을 개조한 목조 건물. 집의 뼈대는 오래된 나무였고 입면의 합판은 요즘 것으로 덧댄지 얼마 안 되어 보였다. 옛것과 새것의 목재가 뒤섞인 모양이 자칫 어색할법한데 오히려 센스 있게 잘 어울렸다.

바깥에 신발을 벗어두고 미닫이로 설치된 현관문을 젖혔다. 맨발로 마루 위에 오르니 기다란 테이블이 놓인 라운지가 펼쳐졌다. 다국적의 투숙객들이 각자 제 할 일을 하며 한데 모였다 흩어지기를 반복했는데, 평소에 보기 드문 장면이라 인상 깊었다.

라운지 옆 카운터에서 키를 받아들고 객실이 있는 2층으로 향했다. 카운터 뒤편에 주방, 욕실 등의 공용 시설이 마련되었고 우측으로 계단이 나있었다. 역시나 삐걱대는 계단을 밟고 오르자 객실이 길게 늘어선 통로가 나왔다. 예약한 객실은 통로 끝방. 문을 열자 마음에 쏙 드는 공간이 펼쳐졌다.

천장 중앙에 매달린 줄을 잡아당기자 펜던트 등에 불이 들어왔다. 가지런히 요를 덮어둔 매트리스가 바닥에 깔려있었다. 머리맡에는 미닫이문이 달린 붙박이장이 있었는데, 공간을 이루는 나무 기둥이 예스러운 문양이 새겨진 채로 돌출되어 있어 전통 가옥 특유의 정취를 뽐냈다.

침대 오른편 벽면은 시작부터 끝까지 창문이 나있었다. 네이비색 커튼을 걷었더니 따사로운 봄볕이 쏟아지면서 그늘진 방안을 환하게 밝혔다. 창가 구석에 둘이 앉기에는 빠듯하고 혼자 앉기에는 널널한 민트색 소파가 놓여 있었다. 적당한 푹신함과 기대었을 때 등과 허리를 바르게 잡아주는 각을 지니고 있었다.

열린 창문 틈새로 나뭇잎을 엉기고 온 바람이며, 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며, 봄볕의 온기며, 수풀의 냄새며, 온갖 자연의 것들이 방안으로 스며들었다. 창에 가득 찬 나무가 만들어내는 그림자의 모양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케이의 객실에서 머무르는 동안 크고 작은 일상의 걱정들이 사그라들고 몸과 마음에 평안이 깃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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