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 +day6 : 시라카와고 갓쇼즈쿠리 마을 (시라카와무라)
시라카와고 갓쇼즈쿠리 마을
Historic Villages of Shirakawa-go
2023. 5. 5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마을답게 관광객이 끊이질 않았다. 여러 대의 관광버스가 단체 손님을 수차례 실어 날랐고 깃발을 든 가이드를 따르는 행렬이 줄을 이었다. 그 무리에 속하진 않았지만 수학여행을 온 기분이 들었다. 학창 시절 짜여진 코스를 따라 관광버스를 오르내리던 곳에는 항상 유적지가 있었다.
오두막처럼 작은 집들이 모여있는 아담한 마을을 예상했는데 실제는 달랐다. 마치 전통가옥을 전시해 놓은 거대한 야외 박물관 같달까. 집 한 채의 규모도 상당할뿐더러, 논밭을 마당 삼고 있어 집과 집 사이의 간격도 아주 멀었다. 초입에는 기념품 가게며 음식점이며 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업 공간이 즐비했는데, 고즈넉한 마을의 정취와 근간을 흩트리는 것 같아 살짝 아쉬웠다.
겨울이면 폭설에 잠기는 시라카와고의 가옥은 혹한의 계절을 무탈하게 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되었다. 최대한 빛을 끌어올 수 있는 서남향으로 터를 잡았고, 적설 시에 눈이 흘러내리게끔 합장 형태의 박공지붕을 올렸다. 내부에는 일본식 난방장치인 ‘이로리’라는 화로를 갖춰 혹독한 추위를 대비했다. 가옥의 규모는 2층부터 5층짜리까지 다양했는데, 높아지는 층수에 따라 창문의 개수도 늘어났다.
2층 집은 3개, 5층 집은 6개. 숫자를 세는 나름의 재미에 빠져 바깥을 돌다, 마침 박물관으로 개방해 놓은 가옥에 출입할 수 있어 내부를 둘러보았다. 맨 아래층에는 다다미가 깔리고 이로리가 설치된 생활공간이 있었고, 계단을 오르니 가내수공업이 이뤄지는 작업 공간이 나왔다. 꼭대기 층으로 올라갈수록 박공지붕의 구조를 따라 바닥 면이 좁아지고 천장의 모양도 바뀌었다. 창문 너머로 마을의 전경을 내다볼 수 있었는데, 만년설이 쌓인 산 아래로 옥빛의 냇물이 흐르고 푸르른 나무와 세모난 집들이 심긴 광경은 비현실 같으면서도 일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