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볼리비아 ::: 우유니
#1.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거 많다! 우유니 사막 - 미니양
이틀의 야간 버스 여정을 끝내고 우유니 마을에 도착.
하지만 버스가 중간에 고장 나는 바람에 우유니 사막투어는 하루 연기해야 했다.
덕분에 하루 우유니 마을에서 쉴 시간이 생겨, 밀린 빨래와 잠을 보충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 날 떠난 우유니 사막투어.
우유니 사막에서 밤을 보내진 않아 별은 보지 못했지만, 당일투어만으로도 나는 큰 감동을 받았다.
투어의 열혈 가이드였던 일라리오에게 감사하며, 나는 인간은 자연 앞에서 한낱 미물이라는 당연한 진리를 다시 실감할 수 있었다.
우유니 사막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소금도, 선인장도 아닌 '적막'이었다.
남미로 떠나기 전 봤던 영화 "그래비티"의 우주공간을 가득 채운 그 고요함 같은 적막.
난 소란스러운 도시의 일상을 살았기 때문에, 그런 적막을 처음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이내 그 적막이 마음에 들었다.
눈 앞에는 심플하지만 아름다운 색이 펼쳐져있고, 귀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그런 곳, 우유니.
화려한 볼거리에 지친 눈과 시끄러운 소리에 지친 귀가 제대로 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말로 표현하기는 결코 쉽지 않은, 그런 많은 생각들을 하게 만들었다.
우유니 사막을 보기 위한 여정이 쉽지 않은 만큼 그래서 감동은 더 크게 다가왔나 보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우유니에서 느꼈던 감상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그 기억에는 우유니 사막의 노을 너머로 들었던 데파페페 "격정 멜랑꼴릭"의 기타 선율도 함께.
요즘같이 시끄러운 세상, 적막한 우유니가 그립다.
#2. 올 겨울은 안녕하지 못해 - 고래군
연말 분위기가 점점 주변으로 몰려들어온다. 차가운 바람이 귓가를 스치지만, 그보다는 도로를 줄지어 달리는 자동차 소리가 귓속을 채운다. 올 해 남은 시간이 점점 사라지기 때문일까? 그런 게 연말인가 보다. 그런데 모두 어딜 그렇게 숨 가쁘게 달려가시나요?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생각 때문인가요? 아마도 모두들 안녕하지 못하신가 보네요. 사실 한 해가 바뀌는 건 별 의미가 없잖아요. 그저 어제와 오늘이 있을 따름이고, 내일이 있을 거라고 막연하게 기대하는 게 우리 삶의 전부인 걸.
미니양은 우유니 사막에 다녀온다고 한다. 새하얀 소금으로 가득한 세상. 메마르고 메말라서 그 어떤 생명도 거부하는 고요한 세상. 하지만 나는 세상의 그 어느 곳에서보다도 고요한 하루를 보낸다. 어제의 나에게 건넨 소리들은 오늘 내게는 의미 없는 소음을 남기고 지나가는 자동차들처럼 사라져간다. 남는 의미는 하나도 안 보이고, 텅 빈 하루가 어둠과 함께 오늘의 경계 너머 어제로 안개처럼 스며든다. 하지만 내가 잠든 사이 그녀는 새하얀 소금으로 세상의 반을 채우고, 나머지 반은 하늘로 채우겠지. 나의 꿈속 세상을 그녀는 현실로 마주하겠지.
지금까지 걸어온, 그리고 앞으로도 걷고자 하는 나의 길은 지평선 너머까지 이어져 있다. 언제까지, 그리고 어디까지 걷게 될지는 모르겠다. 그저 천천히 어제처럼 내일도 한 걸음 내딛어야지. 대신 가끔은 쉬어가도 괜찮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