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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고래 Jul 30. 2018

영화 <맘마미아! 2: 히어 위 고 어게인>

엄마의 존재와 결핍, 그리고 엄마가 된다는 것


 영화 <맘마미아! Mamma Mia! The Movie>(2008)의 속편이 10년 만에 찾아온다. 전작의 시점으로부터 10년 뒤의 이야기를 담은 <맘마미아! 2 Mamma Mia: Here We Go Again!>가 8월 8일 한국에서도 개봉하는 것이다.


 이번 작품은 ‘소피Sophie(아만다 사이프리드 분)’와 ‘도나Donna(메릴 스트립/ 릴리 제임스 분)’의 이야기가 나란히 배열되었다가, 전작에서도 대미를 장식했던 산꼭대기의 성당에서 매듭지어지는 서사 구조를 가지고 있다. 영화 속 현재 시점에 해당하는 소피는 그리스의 ‘칼로카이리 섬’에 있는 엄마 도나의 호텔을 물려받으면서, 새롭고 아름답게 단장하여 사람들 앞에 선보이고자 한다. 여기에 과거에 도나가 어떻게 이 섬에 찾아오게 되었고, 소피의 ‘아빠들’과 어떻게 만나게 되었으며, 어떻게 정착하여 살게 되었는가를 보여준다. 전작으로부터 10년 뒤의 이야기인 동시에 전작보다 20년 전의 이야기인 것이다.



부재(不在)하는 도나, 존재(存在)하는 도나


 영화가 흘러가는 내내 독자 또는 관객은 소피의 이야기가 줄곧 지시하는 것이 ‘도나의 부재’ 그 자체라는 점을 알게 된다. 여기에서 말하는 ‘부재’란 과거의 어린 도나 말고, 전작에서 우리를 웃고 울게 만들었던 엄마로서의 도나(메릴 스트립)의 결핍을 말하는 것이다.


 소피가 물려받은 호텔의 이름을 ‘호텔 벨라 도나Hotel Bella Donna’라고 한 것도, 현재 시점의 이야기와 나란히 제시되는 과거 도나의 이야기가 현재 시점 인물들의 회상과 맞물리는 것도 ‘도나의 부재’가 이번 작품의 핵심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따라서 과거의 도나(릴리 제임스)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엄마 도나의 죽음에 대한 추모와 애도이기도 하다.


 덕분에 독자 또는 관객들은 영화를 보는 내내 메릴 스트립, 아니지 엄마 도나의 죽음에 대하여 등장인물들과 함께 슬퍼하고 애도하며 눈물을 흘리게 된다. 부재하는 그 사람의 빈자리가 느끼게 만드는 쓸쓸함이나 허전함을 독자 또는 관객들도 함께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부재를 점점 절실하게 느끼게 될수록, 대단원에 등장하는 메릴 스트립, 아니 엄마 도나의 등장은 더욱 감동적이다. 그토록 보고 싶었던,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어버린 엄마를, 그것이 영화적 환영이든 소피의 상상이든 간에 잠시라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전히 감동적인 음악과 매력적인 인물들


<맘마미아!>의 여러 가지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음악이다. 전작인 <맘마미아!>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꼭 평소에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 하더라도, 이 영화만큼은 사랑하게 되리라는 것이었다. 이번 <맘마미아! 2> 역시 유쾌하고 아름다운 ABBA의 노래들로 가득 차 있다. 전작의 명곡들은 물론이고 전작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곡들도 담겼다. (게다가 심지어 ‘Fernando’는 할머니 역할로 출연하는 셰어Cher가 직접 부르는 것이다!!)


 <맘마미아!>의 또 다른 특징은 주인공이 아닌 인물들도 모두 매력적이라는 점이다. 일찍이 10년 전에 전 세계의 독자 또는 관객들은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사랑스러운 ‘소피’와 메릴 스트립이 연기하는 ‘도나’에게 흠뻑 반해버리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도나의 두 친구들인 ‘로지(줄리 월터스 분)’와 ‘타냐(크리스틴 바란스키 분)’이나 소피의 아빠 후보들인 ‘샘(피어스 브로스넌 분)’과 ‘해리(콜린 퍼스 분)’, 그리고 ‘빌(스텔란 스카스가드 분)’ 등이 가진 독특하고도 고유한 캐릭터에 대해서도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번 <맘마미아! 2>에서는 도나와 친구들, 그리고 세 연인들의 젊은 시절을 연기하는 새로운 배우들도 등장한다. 따라서 엄마 도나와 소피의 사랑스러움의 기원에 해당하는 젊은 도나를 연기하는 릴리 제임스를 비롯하여 새롭게 합류한 캐릭터들을 만나보는 것도 이번 <맘마미아! 2>의 매력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그러고 보면 ‘도나 & 다이나모스’, 그리고 도나의 세 남자들의 젊은 시절 이야기는 전작에서 소피가 훔쳐봤던 엄마의 일기장 속 내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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