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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고래 Mar 28. 2019

여행도 아닌 호캉스도 아닌

새로운 매력 발견

 시간이 날 때마다 짐을 싸서 떠나버리는 나와는 정반대로, 여행이라는 것은 그저 힘든 것이라고 생각하는 지인이 있었다. 여행을 가기 위해 비행기 티켓을 사고 이것저것 알아보고 떠나는 그 행위 자체가 힘들다는 것이다. 그는 휴가 때 여행을 가는 대신 가까운 곳에 있는 호텔을 예약해서 쉬면서, 평소에는 먹어보고 싶었지만 비싸서 쉽게 먹지 못하는 음식들을 먹으면서 느긋하게 쉰다고 했다. '나와는 정말 다르구나' 라는 생각을 했더랬다.


근데 요즘은 '호캉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호텔에서 쉬며 휴가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처음 호텔에 쳐박혀서 휴가를 보내는 것이 나와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가, 이번에 나도 호캉스라는 것을 가보기로 했다. 호캉스라고 하기엔 서울에서는 좀 멀리 떨어져있고, 일을 가지고 떠났기 때문에 완벽한 호캉스라고 할 순 없었지만 늘 있던 장소를 벗어나 새로운 곳에서 편안하게 쉬고 싶었다. 서울시내는 미세먼지 때문에 있고 싶지 않았고, 문득 바다가 보고 싶어져 오랜만에 강원도로 떠나보기로 했다.


 이번 내가 원했던 것은 단 하나! 바다가 보이는 호텔이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바다가 가까운 호텔이 아니라 침대에서 눈을 뜨면 바다가 보이는 그런 호텔을 원했다. 이런 저런 검색을 통해서 적당한 호텔을 잡았다. 객실과 조식부페가 포함된  1인 패키지가 있어 괜찮은 가격에 머물 수 있게 됐다. 호텔을 잡았으니 준비는 끝! 호텔에 쳐박혀서 먹을 맥주와 간식거리들을 사가지고 호텔에 들어섰다. 2박 3일동안 한없이 바다를 보고 호텔에서 시간을 보냈다.  물론 가까운 곳에 나가 산책도 했지만, 많은 시간동안 방에서 낮잠도 자고, 티비도 보고, 맥주도 마시고, 바다를 보며 멍때리며...그렇게 혼자 2박 3일을 바다 옆에서 시간을 보내니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고 싶지 않을만큼 좋았다.


 별 게 아니라고 생각했던 호텔에서 보내는 휴가는 꽤나 큰 만족감을 주었다. 아주 비싼 호텔까지는 아니어도 답답한데 시간이 없다면 가끔 이렇게 쉬어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머무는 장소가 바뀌는 것만으로도 기분전환이 되는 것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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