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니양으로부터 :::
2004년부터 시작된 나의 중독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벌써 10년 남짓 불안정한 삶 속에 살고 있다고 해도 여행을 멈출 순 없었다. 비행기를 처음 타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하긴 했어도 낯선 나라로 간다는 사실이 무섭거나 두렵지는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하늘을 날았을 때 그때는 두둥실 떠오르는 묘한 느낌을 받았다. 이런 것이 중력을 거스르는 건가? 싶었다. 그렇게 나의 나라 밖 여행은 시작되었다. 그리고 준비, 또 준비를 했다.
구청에 가서 여권이라는 것도 만들고, 여권이 여행 이틀 전에 겨우 나와서 여권이 나오기까지 마음 졸이며 기다렸더랬다. 처음 받아 든 여권... 그때는 얼마나 신기했었는지. 여권을 받아들자 정말 가는 것이구나 실감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짧디 짧은 3박 5일의 싱가폴 여행이었는데, 엄청나게 계획을 짜고, 준비를 했다. 작은 수첩에 빡빡하게 3박 5일 동안 뭘 할지, 어디갈지를 써서 가지고 갔었다. 지금 생각하면 슬며시 웃음이 나온다.
친한 언니에게 여행을 가자고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흔쾌히 그러자고 말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마 언니의 언어능력을 믿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미국에서 1년을 살았으니까 영어는 당연히 잘할 거니까, 난 언니만 믿고 가면 돼.'라는 생각으로 별로 걱정없이 여행을 결정했다.
낯선 나라에 도착, 처음으로 영어라는 걸 말할 기회가 생겼다. 그렇게 오랫동안 영어를 배웠지만 막상 영어를 말해보려니,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입이 있으나, 말할 수 없는 상태랄까? 상상한대로 유창하게 말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결과는 타의적 침묵상태;; 결국 그때부터 지금까지 영어 공부해야지... 하고 생각만 하는 중.
여행 떠나는 것이 편안하고, 즐거워진 지금 모든 것이 서툴고 두려우며, 모든 것이 설레었던 그때의 첫 여행이 가끔 그리울 때가 있다.
당신의 첫 여행지는 어디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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