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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고래 Jul 11. 2015

너 어디야? 한국이야?

::: 미니양으로부터 :::

너 어디야? 한국이야?


나에게 사람들은 묻곤 한다.

틈만 나면 배낭을 싸고 어디론가 사라지는 때가 많으니까,  내가 또 어느 나라 골목길을 누비고 있을거라고 생각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리고 사람들은 말한다. 우리나라에도 좋은 곳이 얼마나 많은데, 왜 자꾸 해외로만 나가려고 하냐고. 그럴 때면 난 이렇게 대답한다.

도망가는거야!

 물론 우리나라에도 좋은 곳이 아주 많다. 아빠가 여행을 워낙 좋아하셨던 터라, 어린시절 가족끼리 국내여행도 꽤 다녔었다. 그 기억들 중에 분명 좋았던 풍경과 추억이 아주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답답함이 밀려올때면 비행기에 몸을 싣는 이유는 내가 살고 있는 이 곳에서는 모든 것을 다 잊어버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처음 도착해 어느 정도 익숙해질때까지는 몸 구석구석 긴장이 가득 배어, 일상에서 가지고 있던 다른 걱정거리들이나 잡생각을 할 여유가 없어진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같은 문화를 사용하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일상 혹은 현실로 뛰어들 수 있다.' 이런 국내여행의 장점들이 곧 단점이 되는 것이다.

 

 낯선 곳에 혼자 떨어진다는 막막함에 해외여행을 주저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으로 안다. 하지만 난 그 막막함이 때로는 얼마나 큰 즐거움을 주는지 알게 되었기에, 일상의 고단함으로부터 도망갈 기회만 엿본다.  그게 오늘 당장은 아닐지라도...


 난 생각한다. 일상의 고단함을 즐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진정한 '고수'가 아닐까 하고.


그런 의미에서 나는 '하수'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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