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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고래 Aug 04. 2015

너 영어 잘 해?

::: 미니양으로부터 :::

너 영어 잘 해?

여행을 많이 다닌다고 하면 "돈 많아?" 다음으로 많이 듣는 질문인 것 같다. 대답부터 하자면..

그닥...


영어라고 하면... 학창시절 배운게 사실 전부이다. 대학가서도 다들 듣는다는 토익이나 영어회화 수업 한 번 들은 적 없었고, 토익이라고 하면 두 번인가 경험삼아 봤던 것이 전부이다. 토익 시험을 보고 난 후의 감상은...

'휴일 아침부터 이렇게 외쿡말에 시달리게 하는 거 아니야.' 이런 느낌이었달까?


그런 내가 여행을 다니는 게 가능할까 싶었지만, 결론적으로 여행을 잘 다니고 있는 편인 것 같다. 사실 솔직하게 말해서 알파벳을 모르거나, 기본 단어들을 모른다면 여행 다니는 일이 힘들 수 있다. 하지만 학창시절에 영어를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들이라면 여행하는 데에 큰 무리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물론 최소한 영어듣기만이라도 잘되면 훨씬 여행다니기에 편해지긴 한다.)


여행가서 쓰는 영어는 크게 어렵고 복잡한 문장들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학교 때 배운 간단하고 짧은 문장만으로도 충분히 대화가 가능하고, 심지어 자주 쓰는 문장들의 패턴이 정해져 있는 편이다. 보통 호스텔 도미토리에서 만나는 외국 친구들과 자주 쓰는 문장이라 하면, '너 어디에서 왔어?' '얼마나 여행했어?', '이름이 뭐야?', '어디로 여행 갈거야?' 뭐 이 정도려나? 공항에서, 숙소에서, 식당에서 사용되는 영어문장들 역시 거의 쓰는 것만 사용하는 편이라 크게 못 먹고, 못 자고 다닐 확률은 적은 편이다. 정 걱정된다면 여행영어회화 책이나 스마트폰 어플을 깔아 가지고 가면 더 도움이 될 것 같고.


그리고 영어권 국가가 아니라면 영어를 못하는 건 그 쪽 나라 사람들이나 우리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문법에 신경쓰지말고 단어만 나열해도 서로 알아듣는 경우가 많다. 거기에다 바디랭귀지까지 더해지면 금상첨화. 예전에 라오스에 여행갔을 때 그들도 영어가 안되고, 나도 라오스어를 못하는데 공항이 어디냐고 물어봐야 하는 상황에 놓여진 적이 있다. 그 때 번뜩 생각난 제스처가 손으로 비행기가 나는 모습이었다. 그러면서 내 입에서 나온 의성어라는 것이 '슝~'이었다. 그랬더니 그 현지인 '아하!'하고 한 번에 알아 들었던 기억이 있다.


물론 영어가 유창해서 말도 잘하고, 듣는 것도 익숙하면 더 많은 이야기도 해볼 수 있고, 더 많은 경험을 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 역시 여행을 다녀온 이후에는 '영어공부 해야해.'라고 생각하지만 늘 작심삼일로 끝난다. 그렇지만 영어가 딸린다고, 영어를 잘 못하는 사실이 부끄럽다고 해서 여행을 못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한국 아주머니들이나, 아저씨들이 외국 나가서 한국말로 당당하게 말하면 놀랍게도 그들이 다 알아듣는 것처럼 이것 또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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