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중 유명 프랜차이즈 방문기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왔다며 화제가 되는 해외 유명 프랜차이즈 기사를 볼 때가 있다. 애초에 아무리 유명해도 아무리 맛있다고 광고를 해도 오랜 시간 줄을 서서 기다리는 편은 아니라서, 그런 기사들을 봐도 그저 '그렇구나.', '유명한 곳이구나.' 하고는 별다른 감흥 없이 넘어가곤 했다. 그런데 그런 유명한 프랜차이즈를 여행하면서 우연히 만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워낙 걷는 여행을 많이 하다 보니, 마냥 걷다가 불현듯 눈앞에 나타나게 되는 때가 있는 것이다. 정작 한국에서는 별 관심 없다가도, 정작 외국에서 그런 순간이 되면 '한 번 들어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처음으로 가본 곳이 바로 일본 도쿄 아오야마 쪽에 있었던 <쉐이크쉑(Shake Shack 일명:쉑쉑버거)>이었다. 쉑쉑버거는 2016년 강남점을 처음 오픈 할 당시만 해도 방문하기 위해 사람들이 건물을 둘러싸고 줄을 설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얼마나 맛있길래 사람들이 오픈런을 할 정도로 찾아가는 건지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거기까지 가서 줄을 설 생각은 전혀 없었기에 나중에 기회가 되면 먹어보겠다고 정도로만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그 다음 해에 도쿄를 여행하는 중 아오야마 쪽에서 우연히 쉑쉑버거 가게 앞을 지나게 된 것이다. 처음엔 그냥 지나칠까 하다가 마침 배도 조금 고프고 궁금하기도 해서, 결국 가장 기본 햄버거 하나를 포장해서 나왔다. 가격은 그 당시 734엔. 처음 먹어 본 쉑쉑버거에 대한 인상은 '내용물이 제법 실하게 들어있다. 맛도 그럭저럭 괜찮네.' 정도였다. 하지만 그 뒤로 쉑쉑버거를 또 먹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이젠 서울 곳곳에 매장이 있어서 쉽게 갈 수 있게 되었음에도 별로 발길이 닿지 않고 있는 것이다.
- 세이크쉑 외원 이쵸 가로수점
2 Chome-1-15 Kita-Aoyama, Minato City, Tokyo 107-0061 일본
쉑쉑버거와 더불어 미국에서 유명한 햄버거라고 하는 <파이브 가이즈(Five Guys)>도 최근 한국에 상륙해서 사람들이 오픈런을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한다. 가수 성시경님이 '먹을텐데'에서 파이브 가이즈 햄버거를 포장해서 먹어보는 영상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곳. 하지만 난 그 식당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가보게 되었다. 유럽여행 중에 스트라스부르에 방문할 일이 있었는데, 중앙광장(Place Kléber) 근처에서 빨간 외관의 파이브 가이즈 건물을 보게 된 것이다. 마침 점심(늦은 아침)을 먹어야 했기에 들어가서 햄버거를 주문했다. 파이브 가이즈의 햄버거는 '정말 기본에 충실하다.'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무엇보다도 한국에서는 긴 줄까지 서야 할 정도로 유명하다는 햄버거를, 줄 하나 서지 않고 먹어봤다는 것에 만족했다.
- 파이브 가이즈 스트라스부르
12/18 Rue des Grandes Arcades, 67000 Strasbourg, 프랑스
나에게는 맛있는 커피 욕심이 있다. 그래서 예전 커피 관련 일을 하면서 <블루보틀(Bluebottle)>이라는 브랜드를 알게 되었을 때, '우리나라에는 언제쯤 들어올까?', '커피 맛은 어떨까?' 하는 궁금함이 가득했다. 블루보틀은 한때 '커피 브랜드의 애플'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파란 병 모양 로고가 인상적인 브랜드였다. 하지만 좀처럼 한국에 들어온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았고, 그런 와중에 일본을 여행하다가 블루보틀을 방문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도쿄에서, 두 번째는 교토에서. 덕분에 운 좋게도 한국에서 오픈하기 전에 이미 두 번이나 먼저 찾아가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유명한 브랜드답게 일본에서도 사람이 아주 많았던 기억이 난다. 커피 맛은 커피전문가들이 직접 원두를 고르고 로스팅까지 해서 내어주는 커피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런대로 꽤 괜찮았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성수동에 1호점이 오픈하고 나서 시간이 더 흐른 뒤에 줄 서지 않을 정도로 인기가 조금 식었을 때 한국에서도 다시 가보기도 했다.
- 블루보틀 교토
64 Nanzenji Kusakawacho, Sakyo Ward, Kyoto, 606-8437 일본
최근 한국에 들어온 캐나다 커피 브랜드 <팀 홀튼(Tim Hortons)>. 커피와 도넛으로 유명한 곳이라고하는데, 뭔가 한국이 유명 프랜차이즈들의 매출이 좋은 건지 다른 나라에서 유명하다고 하는 브랜드들이 앞다투어 들어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사실 캐나다는 아직까지 가본 적이 없어서 전혀 몰랐던 브랜드였는데, 이번에 방콕 여행을 하다가 머물렀던 호텔 앞에 팀 홀튼 매장이 있어서 방문해보게 되었다. 캐나다 브랜드답게 빨간색의 브랜딩이 인상적이었던 팀 홀튼은, 일단은 부드러운 맛의 커피가 인상적이었다. (아메리카노 110밧) 도넛까지는 먹어보진못했지만 적당한 가격이라면(한국이 캐나다 현지보다도 비싸다고 들었다.), 뭐 그럭저럭 무난하게 즐길수 있는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팀 홀튼 프롱칫센터
1st Floor, Ploenchit Center, 2 Sukhumvit Rd, Klongtoey, Bangkok 10110 태국
이런 걸 누가 무슨 자격으로 정하는 건지는 알 수는 없지만, 아무튼 북유럽 3대 커피 중 하나라고 불리는 노르웨이 카페가 있다. 비록 이 브랜드 매장은 아직 한국에는 들어오지 않았지만, 일본을 여행한 한국인들의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진 카페이기도 한, <푸글렌(Fuglen)>이 바로 그곳이다. 정작 나는 여러 번 일본 여행을 했어도 일본에서는 만나본 적은 없었다. 대신 노르웨이 오슬로를 여행할 때 맛있는 커피를 찾다가 발견하게 된 곳이었다. 정말 우연히 푸글렌 본점을 방문하게 된 것인데, 누가 유명하다고 말해주지 않았다 하더라도 직접 느끼기로도 매우 괜찮은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일단 여름 햇살을 받으며 느긋하게 야외테이블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커피의 맛을 한껏 끌어 올려주는 기분이었다. 카페 분위기나 직원의 친절함도 좋았고, 무엇보다도 커피 맛이 매우 좋았다. 만약 오슬로를 다시 여행한다면 꼭 다시 들러보고 싶은 곳이었다. 푸글렌이 대형 프랜차이즈는 아니지만, 만약 언젠가한국에도 들어온다면 오슬로 본점의 여유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분위기라면 좋겠다.
- 푸글렌
Universitetsgata 2, 0164 Oslo, 노르웨이